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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도 안 팔리네”…서울 지하철 역명병기, 줄줄이 유찰

입력 | 2023-06-27 13:24:00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서 관계자가 역명을 선릉(애큐온저축은행)역으로 교체하고 있다. (애큐온저축은행 제공) 2022.9.6/뉴스1


서울교통공사가 적자난 해소를 위해 진행한 대규모 ‘역명 병기’ 사업이 흥행에 실패할 조짐이다.

특히 전국 지하철역 수송 인원 1위인 ‘강남역’ 입찰에는 아무도 참여하지 않아 지난해에 이어 또 유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라인 공매 시스템인 ‘온비드’에 따르면, 지난 21일까지 진행된 ‘역명병기 유상판매’ 1회차 결과, 28건 중 7호선 보라매역(1억7622만원)과 5호선 발산역(3억1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경쟁입찰건이 모두 2인 미만 입찰로 유찰됐다.

역명병기 사업은 기존 서울 지하철역 이름에 기업이나 기관 이름을 3년간 유상으로 병기하는 사업이다.

역명병기 낙찰자를 정하기 위해선 최소 2곳 이상이 응찰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입찰에선 구로디지털단지·아현·고덕역을 비롯해 뚝섬·합정·성수·홍대입구·신사역 등 청년층과 해외관광객 등 유동인구가 많아 소위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지역의 지하철역 모두 유찰됐다.

강남역과 홍대입구역과 신사역의 유효입찰자는 없었다. 강남역의 경우 지난해에도 최종 유찰됐다. 강남역의 입찰 기초 금액은 3년간 총 8억614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은행 본점이 몰린 1호선 종각역 역시 유찰됐다. 지난 6년간 종각역 역명 병기를 이용한 SC제일은행은 이번에 응찰하지 않았다.

서울교통공사는 재정난 극복을 위해 2016년부터 역명병기 사업을 시행했다. 지난해 7호선 논현역의 경우 한 대형 안과에 9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공사는 올해도 지난 7일 입찰공고를 시작으로 지하철 1~8호선 내 50개 역의 역명병기 유상판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실시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섰다.

다만 이번 입찰에서 최소 입찰자 수도 채우지 못하면서 기대만큼의 부대 수입을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공사 관계자는 “재입찰 과정이 남아 있는데다 유찰 이유는 사업자 각각의 판단에 달린 문제라 가늠하기 어렵다”며 “재입찰에서도 최소 입찰자 수를 채우지 못할 경우 참여한 업체와 수의계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