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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도 임단협 난항…올 여름 항공대란 발생할까

입력 | 2023-06-27 14:23:00

대한항공, 사측 2% 임금인상 제시에 노조 17.5% 요구
노사 갈등 심화시 여름 성수기 준법투쟁·파업 가능성↑




국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노사간 임단협 타결에 난항을 겪고 있다. 노사 입장차가 계속 클 경우 해외 여행객이 많은 올 여름 양사 노조가 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대한항공의 경우 사측은 올해 임금 인상률로 2% 수준을 제시했는데 조종사노조는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한항공 노조는 갈등이 심화될 경우 쟁의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도 이달부터 준법투쟁에 돌입했는데 내달까지 원만한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7월말을 기점으로 파업에 나설 수 있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사측과 조종사 노조는 지난 23일 6차 임금 교섭을 진행했지만 임금인상률에 대한 입장차가 커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인상률 2%를 제시한 반면 노조는 17.5% 이상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노조 측은 “사측이 임협 인상률 2%와 성과상여금 50% 인상을 제시했다”며 “사측은 4년간 물가상승률, 임금인상률은 물론 미래 영업환경에 대해 불확실성만 반복 주장할 뿐 2% 인상의 타당성에 대해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은 4년간의 물가 상승률 평균값을 12% 수준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지난해 10%를 인상했으니 올해는 2% 인상안을 수용하라고 한다”며 “이는 회사가 앞으로 어떤 영업이익이 발생해도 임금인상은 평균 물가상승률이 최대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사측의 이익분배금 50% 인상도 꼼수라고 주장한다.

노조는 “2022년 1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했을 때 직원들은 300% 이익분배률을 기대했지만 회사는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230%를 지급했다”며 “올해 당기순이익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번에 회사가 제시한 250% 최고 지급율 변경은 임금인상 효과가 극히 낮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측과 향후 임단협을 진행하며 쟁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노조가 쟁의에 돌입할 경우 아시아나항공과 마찬가지로 운항 시간을 지연시키는 준법투쟁 또는 공익사업장 유지 비율 안에서 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노사는 2019년~2022년 4년 치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 중인데 3년분 임금 동결에는 공감대를 보였지만 2022년 임금 인상을 놓고는 갈등을 빚고 있다.

사측은 2.5% 인상을 제시했지만 조종사 노조는 10% 인상을 원한다. 노조측은 대한항공을 비롯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의 임금 인상률이 10%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비슷한 수준의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측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고 노조 측은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통해 이달초부터 합법적인 방식으로 항공기 운항 시간을 지연시키는 준법 투쟁을 벌이고 있다. 오는 7월말 또는 8월초에는 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대한항공까지 노사간 갈등의 여파로 준법투쟁, 파업에 나설 경우 여행객이 몰리는 여름 휴가철에 항공기 지연 또는 결항이 발생되는 등 소비자들의 불편함은 더 가중될 조짐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관리하는 아시아나항공과 향후 합병을 해야 하는 대한항공 모두 큰 폭의 임금인상을 해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안전이라는 공익과 서비스 개선 등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양측이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 일부 직원들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임금 인상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한 직원은 “직원들은 몇 년째 임금을 동결해서 물가 인상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 조원태 회장은 지난해 본인 연봉을 80% 인상하며 재계 연봉 10위권에 안착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