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과 달리 마음 편히 외식 9개월 만에 500곳 돌파 “수요 많은 지역에 계속 확대할 것”
강서구의 한 고깃집 서울시 제공
서울 용산구에서 이탈리아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석원 씨(42)는 2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학가라 기존엔 주 고객이 학생과 교수님이었는데, 최근엔 영유아 동반 손님이 주 4, 5팀씩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 단위 손님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12월 가게 문 앞에 어린이 손바닥만한 크기로 붙인 노란색 스티커 덕분이라고 했다. ‘서울키즈 오케이존’이라고 적힌 네모 스티커 아래는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라고 적혀 있었다.
● 어린이 환영하는 ‘서울키즈 오케이존’
서울시 제공 서울시 제공
박 씨는 “노키즈존이 확산되면서 식당에 아이를 데려오는 손님들이 위축되고 눈치 보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언제든 아이를 데려와도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 서울시 캠페인에 동참하게 됐다”고 했다.
가게가 입소문을 타며 가족 단위 손님이 늘자 유아용 의자와 크레파스 등 아이들을 위한 물품도 준비했다. 그는 “아이가 귀한 시대인 만큼 아이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접수 9개월 만에 500곳 돌파
도봉구의 한 카페 서울시 제공
업주들이 서울키즈 오케이존에 참여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시 조사에 따르면 저출산 시대에 아이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확산시키려는 의도로 참여하는 업소도 있고, 가족 손님 유치를 통한 매출 증대 등 업소 홍보를 목적으로 한 곳도 있다. 중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정현우 씨(43)는 “여섯 살 아이를 둔 아빠라 서울키즈 오케이존에 참여했고, 동참하는 음식점이 많아졌다니 다행”이라면서도 “궁극적으로 모든 가게가 오케이존으로 운영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가족 외식 수요가 많은 지역 음식점을 대상으로 서울키즈 오케이존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올 하반기(7~12월)부터는 업소들이 편리하게 신청할 수 있도록 신청 기간을 따로 두지 않고 관할 자치구에서 상시 신청을 받기로 했다. 서울키즈 오케이존에 참여하는 업소는 스마트서울맵(map.seoul.go.kr)을 통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서울키즈 오케이존을 집 근처에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계속 늘리는 동시에, 아이를 위한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며 부모의 양육 애로를 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