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尹 “순방서 ‘한국 대단한 나라’ 생각…초격차 유지 못하면 따라잡혀”

입력 | 2023-06-27 20:03:00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2023년도 제26회 국무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우리 기술이 현재로선 대단하지만 초격차를 벌리거나 유지하지 못하면 경쟁국에 따라잡힐 위험이 있다”면서 “조금 더 멀리 보며 어떻게 부처 정책을 이끌어갈지 방향을 잡아 달라”고 국무위원들에게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과 마무리발언을 통해 지난주 프랑스, 베트남 순방 기간 느낀 소회를 국무위원들에게 전달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에서 “각국 정상이나 글로벌 기업인과 경제 산업 현안에 대해 대화하다보면 ‘한국이 정말 대단한 나라구나’라는 생각을 한다”면서 “전 세계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핵심 제조업을 갖춘 나라는 거의 없다. 우리는 2차 전지, 디지털, 바이오 등 첨단산업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산업기반을 갖추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반도체도 우리보다 앞선 나라는 많지만 제조업과 소프트웨어를 망라해 탄탄한 산업기반을 갖춘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고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각국을 다니면 우리나라 국민만큼 똑똑한 국민이 많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차이 나는 건 우리 선배들이 국가 정책방향을 잘 잡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정부 당시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을 통해 일본으로부터 받은 대일(對日) 청구권 자금을 언급한 뒤 “이를 가지고 공장을 건설하고 노동자와 산업 역군, 우리 국민이 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건설업, 조선업에 이어 자동차 산업의 성장으로 반도체 투자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까지 서울시 예산이 7000억 원 정도였던 것을 생각하면 당시 반도체에 4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기업과 정부의 대단한 결정이었다”면서 기업과 정부가 ‘원팀’으로 노력했다고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나라가 잘되는 건 어려운 게 아니다. 상식적으로 판단하고 옮은 방향으로 추진하면 된다”면서 “우리 국민들이 똑똑하고 현명하기 때문에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 위한 정치를 해보자”고 거듭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선 프랑스, 베트남 순방 성과와 관련해 “대규모 투자 유치는 세일즈 외교, 한미·한일 관계 개선의 노력과 함께 규제를 대대적으로 풀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제도적 환경을 조성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복합위기를 극복하고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그동안 대한민국 영업사원으로서 경제 외교, 세일즈 외교를 적극적으로 펼쳐왔다”며 “이런 노력의 결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2013년 새만금청이 설립된 이후 9년 동안 새만금 국가산단의 투자 유치 규모가 1조5000억원이었는데, 우리 정부가 출범한 후 1년 동안 30개 기업에서 그 4배가 넘는 6조60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새만금뿐 아니라 전국 어디서든 기업이 마음껏 뛰고 역동적으로 경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일본 정부가 한국을 4년 만에 화이트리스트(수출관리 우대 대상국)로 재지정한 조치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도운 대변인은 “셔틀 정상 외교 복원 이후 양국 간 경제협력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수출 통제 분야의 양국 간 신뢰가 완전히 회복된 상징적 조치이기에 환영한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수출입 절차가 간소화됨에 따라 양국 교류와 협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막기 위한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야당의 움직임에 대해 일일이 논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과학과 괴담이 싸울 때는 과학이 승리하는 게 정의”라고 말했다. 오염수 방류 문제를 국제사회에서 쟁점화하려는 야당의 시도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