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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2600억 규모 루마니아 원전 설비 수주

입력 | 2023-06-28 03:00:00

삼중수소제거설비 사업 내달 착수
단일 원전설비 수출로는 최대액




한국수력원자력이 2600억 원 규모의 루마니아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TRF)를 수주했다. 단일 원전 설비 수출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어려움에 처한 원전업계에 적지 않은 일감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에 한수원이 수주한 TRF 사업 규모(2600억 원)는 지난해 한국의 루마니아 전체 수출액(5억3000만 달러)의 약 38%에 해당한다. 이는 단일 원전 설비 수출 계약 기준으로 기존 최대액(1190억 원)을 넘어선다. 사업 기간은 다음 달부터 2027년 8월까지로 한수원이 설계부터 기자재 공급, 시공, 시운전을 모두 맡는다.

TRF는 원전의 감속재와 냉각재로 사용되는 중수에서 촉매 반응으로 삼중수소를 분리해 전용 설비에 안전한 형태로 저장하는 장치다. 이를 통해 방사성 폐기물의 양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루마니아 원자력공사는 현재 가동 중인 체르나보다 중수로 원전에서 발생하는 삼중수소를 제거하기 위해 TRF 계약을 발주했으며, 한수원은 지난해 10월 단독 입찰했다. TRF를 상용화해 운영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과 캐나다뿐이다. 한수원은 중수로 방식의 월성 원전에 이 설비를 설치했다.

산업부는 이번 원전 설비 수주로 ‘2030년까지 원전 수출 10기’를 목표로 내건 국정과제를 달성할 추진력을 얻었다고 자평했다. 한수원은 현재 체코전력공사가 발주한 두코바니 5호기 원전 수주전에 나서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전력청(EDF)과 경쟁하고 있다. 수주 계약은 내년 말쯤 이뤄질 예정이다. 이 밖에 영국, 필리핀, 튀르키예, 우즈베키스탄 등에서도 원전 수요가 있어 추가 수출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부는 원전 계속운전을 위한 개·보수, 핵연료 공급, 운영·정비 서비스 등의 다양한 분야로 국내 원전업계가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대형 원전과 더불어 원전 설비 수출도 적극 지원해 수주를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