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혹한기속 윈윈 해법 합의
SK하이닉스 노사가 임금을 인상하되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한 뒤 올해 1월부터 소급 적용하는 색다른 합의안을 도출했다. 반도체 ‘혹한기’ 속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면서도 인재 이탈은 막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26일 노사 간 임금교섭을 진행해 인상률 4.5%에 잠정 합의했다고 27일 밝혔다. 다만 임금 인상은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을 때 시행하는 것으로 시점을 미뤘다. 그때는 올 1월부터의 임금 인상 소급분도 함께 지급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연내 분기 기준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하지만 내년에 분기 흑자를 내면 올해 임금 인상 소급분을 합쳐 일시 지급한다. 이와 별개로 내년 임금교섭은 새롭게 진행된다. 다시 말해 임금은 올려주되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 때까지 인상분 지급을 연기한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반도체 업황 침체기와 불확실성을 함께 극복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이 같은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임금교섭을 시작한 지 1개월도 안 돼 결과를 도출했다”며 “특히 ‘구성원들의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SK하이닉스 노동조합의 전략적 판단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면서도 구성원의 자부심을 지켜내야 한다’는 회사의 고민이 맞물려 새로운 형태의 윈윈 해법을 내놓은 것”이라고 전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