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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는 과학입니다”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 별세

입력 | 2023-06-28 03:00:00


국내 침대 업계를 이끌었던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이 26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안 회장은 1930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6·25 전쟁 도중 홀로 남쪽으로 내려왔다. 이후 부산 미군 부대에서 잡역부 생활을 하며 침대를 처음 접했고, 서울로 올라와 방송국에 기자재를 납품하는 일을 하던 중 가구점에 침대가 없는 것을 보고 침대 사업을 시작했다.

안 회장은 1963년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에이스침대 공업사’를 설립하고 스프링부터 프레임까지 모두 직접 개발하기 시작했다. 특히 국내 1호 매트리스 스프링 제조기를 만들기 위해 1년 동안 나무를 스프링 모양으로 깎고 손에 물집이 잡힐 때까지 강선 감아보기를 반복했다.


1977년에는 에이스침대를 주식회사로 전환했다. 당시 사세가 크지 않았음에도 표준화와 품질관리를 도입했다. 침대 시험 중 100kg의 힘을 8만 번 가하는 내용성 시험을 위해 체중 60kg 정도의 사람 두 명 중 한 명을 등에 업혀 측정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1992년 에이스침대 침대공학연구소를 설립해 독자 기술 개발을 가속화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에이스침대는 국내외에서 300여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KS마크 인증(1987년)과 세계최초의 ISO9001 인증(1994년)을 획득했다.

안 회장은 1999년부터 매년 설과 추석 명절에 불우 이웃을 위한 백미 기부를 진행해왔다. 현재까지 기부한 백미는 약 32억 원 상당으로 1356톤(t)에 이른다. 서울 광성고와 동아대 정경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했으며 단국대에서 명예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금탑산업훈장과 철탑산업훈장 수훈, 대통령상 3회 수상, 국무총리상, 대한민국 마케팅 대상 최고경영자상 수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성호(에이스침대 대표) 정호(시몬스침대 대표) 명숙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30일 오전 8시. 02-3410-3151~3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