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박지원 등 이재명 만나 “당내 비리, 당대표가 결단” 쓴소리 “중도층 의식 정치해야” 조언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3.6.26 뉴스1
더불어민주당 고문단이 27일 이재명 대표를 만나 “민주당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당이 되면 안 된다”며 “당내 비리 의혹이 터지면 법원에 미룰 게 아니라 당 대표가 결단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이 불거졌을 때 당 지도부가 당내 진상조사를 하지 않고 검찰 수사에만 맡겼던 점을 지적한 것. 또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의 은어)이라며 당내 다른 목소리를 공격하는 행태는 민주정당의 모습이 아니다”란 지적도 나왔다고 한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이 대표와 고문단 간담회에서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우리 당은 대여 투쟁은 잘하는데 당내 관리는 소홀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간담회엔 이 전 부의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김옥두 전 의원 등 고문단과 이 대표, 조정식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의장은 “당 대표 한 사람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으는 게 중요하다”며 “뭐만 하면 ‘수박’이라고 강성 지지층이 공격하니 의원들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당 비판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이 대표에게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대표는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박 전 원장과 김 전 의원은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고 한다. 박 전 원장은 이 대표가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인 것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똘똘 뭉치는 걸 가장 싫어하는 이가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에 대해서는 고문단에서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고 한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