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연설에서 유혈 사태를 피하기 위해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을 용인했다는 뜻을 밝혔다. 모스크바=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 수장 프리고진을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시간 27일 벨라루스 국영 방송에 따르면 프리고진과 러시아 정부 간의 중재를 이끌어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푸틴과 프리고진 사이의 중재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푸틴이 프리고진을 살해하려 했다”고 전했다.
루카셴코는 “푸틴에게 성급한 대응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면서 “프리고진에게 전화를 걸어 푸틴이 당신을 벌레처럼 짓밟으려 한다고 경고했다”고도 말했다.
한편, 루카셴코는 이날 “프리고진이 오늘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프리고진의 전용기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이 민스크 주변 공군기지에 착륙했다고 항공기 추적 전문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은 이날 오전 5시 32분경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州)에서 이륙한 뒤 오전 7시 20분경 민스크 주변으로 하강했다. 해당 항공기는 미국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 목록에 등록된 프리고진의 전용기와 식별 부호가 일치한다.
로스토프주는 프리고진이 24일 일시 점령했던 지역이다. 프리고진은 25일 새벽 차량을 타고 로스토프주 내 로스토프나도누의 군 본부를 떠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했다.
앞서 프리고진은 26일 반란 중단 결정 이후 처음 공개한 11분짜리 텔레그램 음성 메시지에서 “(러시아군으로부터) 미사일과 헬리콥터 공격을 받았다. 그것이 (반란의) 방아쇠가 됐다”라고 말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