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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WP “프리고진 벨라루스행은 새 위험의 시작…모두에 불행”

입력 | 2023-06-28 10:10:00

잔인한 프리고진과 용병 수천 명 무법천지화
벨라루스 포진할 경우 벨라루스 민주화 요원
우크라·EU·나토에 새 군사 위협으로 부상할 듯




바그너 용병그룹 대표 예프게니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게 간 것은 모두에게 나쁜 소식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잔인하기로 유명한 그가 전투 경험이 풍부한 수천 명의 병력을 지휘하면서 법을 완전히 무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WP는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서 세력을 구축하면 새로운 위험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P는 프리고진 때문에 벨라루스가 불안정해지고 우크라이나에 위협이 되며 유럽 전체에도 문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해외로 망명한 벨라루스 야당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노브스카야는 “벨라루스 국민들이 가장 큰 피해자다. 프리고진이 범죄자들을 데려와 폭력을 일상화할 것이다. 벨라루스의 안정을 해치고 국경도 위험해진다”고 말했다.

◆프리고진 용병들과 함께 벨라루스 체류시 위험 고조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서 자신의 용병들과 함께 지내게 될 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독일마샬기금(GMF)의 바르샤바 지부 책임자 미찰 바라노프스키는 “프리고진이 은퇴하고 용병들 전원이 러시아군에 통합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벨라루스에서 재편성해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자문하고 벨라루스 군대를 강하게 만들고, 절대 있어선 안될 일이지만 기지를 차리면 폴란드와 발트해 국가들, 우크라이나에 큰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루카셴코는 27일 바그너그룹에 사용하지 않는 군 기지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음을 밝혔다. 최소한 바그너그룹 용병들 일부가 프리고진과 함께 벨라루스에 머물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또 전투 경험이 풍부한 바그너 용병들에게 배우고 싶다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벨라루스 관영 통신에 따르면 루카셴코는 “그들은 최전선에 있었다. 모든 것을 경험했다. 어떤 무기가 유용하고 아닌지 알려줄 수 있다. 또 전술, 무기, 공격과 방어 등에 대해서도 알려줄 것이다. 엄청난 일”이라면서 “그들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독재 그늘 속 벨라루스 국민들 민주화 기대 요원

그러나 독재자 루카셴코 자신, 그리고 그의 후견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그늘 아래에서 지내온 벨라루스에 또 다른 권력자가 등장하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루카셴코가 모스크바로 진격했던 부대를 이끄는 프리고진을 통제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이에 따라 루카셴코의 독재에 시달려온 벨라루스 국민들로선 민주화에 대한 기대가 한층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또 프리고진의 부대가 벨라루스에 포진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게 큰 문제가 된다.

◆우크라이나, EU, 나토에 위험될 수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발진 기지 역할을 했던 벨라루스에 프리고진 병력이 자리잡으면서 언제라도 공격해올 수 있는 것이다.

유럽연합(EU) 국가들에게도 문제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지난 25일 벨라루스가 “전쟁 범죄자들의 천국”이 되고 있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쪽 국경을 방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라노프스키 GMF 폴란드 지부장은 프리고진이 유럽에 미칠 영향은 그의 군대가 어떻게 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바그너 용병그룹이 벨라루스에서 재편성되면 나토가 대처해야 하는 새로운 군사적 실체가 될 것”이라면서 “숫자가 많지 않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