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방문한 부산 동구 동천경로당에서 한 어르신이 침수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서랍장을 비워두고 있다.2023.6.26/ⓒ뉴스1
비가 내리는 지난 26일 부산 동구 동천경로당에서 만난 80대 A씨는 여느 장마 때처럼 서랍장을 비워두고 있었다. 폭우가 내리면 바닥 곳곳으로 빗물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곳은 3년 전 부산에 유례없는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물에 잠기기도 했다. 주민들은 그때의 기억을 되새기며 가전제품을 선반 위에 올리며 이번 장마철을 무사히 넘기길 간절히 기원했다.
2019년 집중호우로 4명이 숨진 사하구 구평동 산사태 사고 경사지에는 여전히 대형 천막과 모래주머니를 쌓아둔 채 임시 조치만 해둔 상태였다.
지자체에서 석탄재가 섞인 토사 흘러내림 방지책으로 조치한 것이지만, 여기저기에 깨진 콘크리트 잔해가 널브러져 있었고 피해를 봤던 공장은 초췌한 몰골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지난 26일 부산 사하구 구평동 산사태 사고 경사지에 대형 천막과 모래주머니가 쌓여 있다.2023.6.26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의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14곳 중 침수 위험지 11곳 모두 복구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다.
11곳 중 유일하게 위험 등급 ‘가’(제일 높음)를 받은 삼락지구 침수위험지도 배수펌프장 증설 및 하수관로 정비에는 2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전문가들이 집중호우 시 주택 침수로 인한 인명 피해 우려를 지적한 곳이다.
하천 범람이 잦은 동천의 경우에도 2020년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극심한 비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추가 펌프장과 저류조 설치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파악됐다.
동천 인근 주민 C씨는 “동천에 방어벽이 설치됐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며 “올해 비가 많이 오더라도 큰 피해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27일 부산 사상구 삼락천에 호우 시 출입금지 팻말이 적혀 있다.2023.6.27
알루미늄 재질의 차수판은 30cm~1m 높이의 크기에 양쪽에 출입문 틀에 맞춰 고정 설치하는 방식이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