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군위에서 힐링하세요] 해넘이 전망대, 노을 맛집으로 각광 야경 데이트 장소로는 수성못이 제격 서문-칠성 야시장도 볼거리 풍부
대구 남구 앞산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대구 도심의 야경. 대구 남구 제공
대구의 찜통더위를 가리켜 생긴 말이다. 처음엔 대구의 더운 날씨를 비꼬는 의미로 사용됐으나 이제는 대구시가 여름 별칭으로 공식 사용할 정도로 인식이 좋아졌다. 여름이 여름답게 뜨거우면 좋다는 대구 사람들의 자신감이 묻어난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지만 타지 사람들에게 대구는 벌써부터 뜨겁게 느껴질 것이다. 내려쬐는 햇볕이 얼마나 강렬한지 풍광이 아무리 뛰어난 여행지라도 찾아다니는 것이 곤혹스러울 정도다. 이럴 때는 해가 떨어지길 기다렸다가 길을 나서 시원해진 공기와 함께 밤 풍경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 대구 곳곳에 펼쳐져 있는 야경 명소와 밤마실 다니기 좋은 코스를 거닐어 본다.
어두울수록 찬란히 빛나는 대구의 밤
대구 수성구 수성못의 야경. 밤에 오리배 위에 올라 감상하는 야경이 일품이다. 대구 수성구 제공
앞산의 백미는 단연 정상부 앞산전망대에서 감상할 수 있는 야경이다. 지난해 11월 새롭게 단장했는데 이곳에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을 들어준다는 달 토끼 한 마리를 새롭게 놓았다. 특히 밤에는 달 토끼 조형물에 조명을 밝히는데 시커멓게 어두워진 산과 조화를 이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도심 야경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갈 때는 따스한 노을을 바라보며 낭만을 느낄 수 있고 하늘이 완전히 까맣게 물들었을 때는 마치 별들이 대지에 내려앉은 듯한 모습의 환상적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앞산전망대까지는 주차장에서 30, 40분이면 오를 수 있어 부담도 적다. 최근에는 대구시가 앞산전망대에 확장현실(XR) 망원경 2대를 설치해 색다른 즐길 거리가 추가됐다. 산 아래 우뚝 서 있는 앞산 해넘이 전망대는 노을 뷰 맛집으로 통한다. 남구가 대명동 빨래터공원 앞에 세운 이 전망대는 13m 높이로 288m 길이의 완만한 경사로를 통해 올라갈 수 있다. 일몰 시간대 전망대 정상 지점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해가 완전히 지면 앞산전망대 못지않은 환상적인 도심 야경이 발아래로 펼쳐진다.
대구 남구 대명동 빨래터공원에 설치된 해넘이 전망대. 대구 대표 노을 뷰 맛집으로 통한다. 대구 남구 제공
앞산까지 왔으면 인접 안지랑 곱창골목에서 곱창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안지랑 곱창골목은 곱창을 좋아하지 않는 이도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만큼 유명하다. 1979년부터 점포가 하나둘 생겨나면서 50여 개까지 늘었고 2005년 곱창거리가 조성됐다. 약수터에서나 볼 수 있는 플라스틱제 바가지에 가득 담겨 나오는 양념곱창이 대표 메뉴다. 통째로 구워 잘라 먹는 막창과 쫄깃한 닭 염통까지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가게마다 양념 맛과 누린내를 잡는 비법도 다르다. 묽은 막장에 쪽파와 다진 고추를 넣은 양념장은 대구 곱창만의 비결이다.
수면 위로 오색 조명이 떠오르고
대구 수성구 수성못의 야경. 밤에 오리배 위에 올라 감상하는 야경이 일품이다. 대구 수성구 제공
수성구 수성못은 대구 사람들이 밤 데이트 코스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다. 1925년 농업용수 공급용 인공 저수지로 조성됐는데 2000년대 초반까지도 주변에 논과 밭이 있었다. 2010년대 들어 수성구가 산책 덱 같은 시설을 늘리고 개선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수변 공원이 됐다. 한국관광공사의 야간관광 100선에 올랐으며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관광 100선으로 뽑기도 했다. 수성못은 봄에는 왕벚나무가, 가을철에는 보랏빛 맥문동 군락지가 야간 조명과 조화를 이루며 황홀한 야경을 선사한다. 특히 밤에 화려한 조명과 함께 못 한가운데서 음악분수가 춤을 춘다. 걷다가 지치면 앉아서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카페도 줄지어 있다.
가까운 두산오거리로 발걸음을 옮기면 또 다른 야경 명소인 범어천이 펼쳐진다. 범어천은 범물동 진밭골에서 발원해 중앙고를 거쳐 신천으로 합류하는 길이 2.3㎞ 자연 하천이다. 1980년대 들어 산업화 속에 오염이 심각했지만 2009년 생태하천 복원 사업을 통해 도심 산책 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물소리를 들으며 범어천에 비친 야경과 그 위를 달리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은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대구 달성군 강정보에 설치된 디아크에 형형색색의 조명이 밝혀져 화려한 야경을 뽐내고 있다. 대구시 제공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밤마실 떠나요
대구의 대표 밤마실 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중구 서문야시장. 대구시 제공
여러 나라, 여러 지역의 야시장처럼 대구의 야시장도 대표적인 밤마실 코스다. 중구 서문야시장은 한강 이남 최대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에서 열린다. 야시장은 2016년 개장해 지금까지 2000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 막창구이나 츄러스, 닭꼬치구이, 랍스터구이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파는 부스가 펼쳐져 있다. 간이 식탁과 의자에서 먹을 수 있다. 북구 신천변을 따라 형성된 칠성야시장도 볼거리와 먹거리가 다양하다. 특히 신천 야경을 바라보며 맥주 한 잔을 할 수 있는 것은 칠성 야시장에서 누릴 수 있는 호사다.
명민준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