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소비’ 이끄는 스타트업 화장품 용기로 생분해성 필름 사용 재활용률 95% 달하는 종이 가구 폐원단 추출 원사로 만든 의류 등 폐기 자원 절감해 탄소 배출 줄여
최근 유통업계를 지배하고 있는 키워드는 ‘가치소비’다. 브랜드나 광고에 휘둘리지 않고 소비자 개인의 가치 판단을 토대로 물건 및 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 방식을 뜻한다. 윤리적으로 생산하는 제품을 소비하는 ‘착한 소비’,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그린슈머’ 등이 포함된다. 기업과 정부기관, 시민들의 사회공헌 네트워크인 ‘행복얼라이언스’가 꼽은 가치 소비를 이끄는 기업들을 소개한다.
● 폐플라스틱 배출 없는 화장품
가치소비가 떠오르면서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이나 친환경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더블유비오는 화장품 용기에 플라스틱을 쓰지 않는 ‘제로 웨이스트’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더블유비오 제공
이 대표가 2021년 3월 설립한 EWBO는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고체 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다.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화장품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다. 매년 1500억 개가 판매되는 화장품 중 플라스틱 용기는 약 660억 개에 달한다.
소비자 반응은 호의적이다. 제품을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고,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내 아이가 쓰는 제품이라 생각하고 만들어서 그런지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 반응이 좋다”며 “어떤 고객들은 제로 웨이스트 제품으로 환경도 보호할 수 있고, 성분도 좋아 안 쓸 이유가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EWBO는 지난해 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3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환경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소비자들에게 플라스틱 재사용에 대한 필요성을 널리 알려 사회적 인식을 바꿔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고배합 골판지로 만든 가구, 폐기물로 만든 옷
페이퍼팝은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로 가구 등을 만들어 폐지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페이퍼팝 제공
페이퍼팝의 제품은 조립식으로 배송돼 받을 때 편리하고 손쉽게 조립할 수 있다. 자동차 엔진 블록, 중화물 포장에 쓰는 고배합 골판지를 활용해 웬만한 목제 가구 수준의 강도를 자랑한다.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제품 생산 시 코팅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버려지더라도 최대 95%까지 다시 종이로 재활용할 수 있다. 박 대표는 “폐기 자원을 절감하고, 가구 소각으로 인한 탄소 배출을 줄여 나가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엘씨벤쳐스는 섬유로 인한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업사이클링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엘씨벤쳐스 제공
엘씨벤쳐스는 폐원단과 폐의류를 모아 원사(실타래)로 만들고, 이를 활용해 가방 등 다양한 의류를 만든다. 폐원단과 폐의류를 세척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친환경 세척제도 직접 개발했다. 최지수 엘씨벤쳐스 대표는 “올해 의류 폐기물을 2t 이상 절감하는 게 목표”라며 “우리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친환경 소비에 대한 가치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