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단독]괌배치 B-52 폭격기, 日오키나와 일대 전개 훈련

입력 | 2023-06-29 10:14:00

美 SSBN 한국 기항 예고된 가운데 북-중 견제 ‘잰걸음’
북 고강도 도발시 최단 시간 한반도 전개돼 대북 무력시위 나설 듯




핵무장이 가능한 미국의 B-52H 전략폭격기가 3월 6일 서해상에서 우리 공군의 F-15K·KF-16 전투기와 편대비행을 하면서 연합 공중훈련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이달 중순 태평양 괌의 앤더슨 기지에 배치된 미 공군의 B-52H 전략폭격기가 28일 일본 오키나와 인근 상공으로 전개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에서 합의한 미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국 기항이 예고된 가운데 B-52H 폭격기의 역내 전개 훈련은 북한의 도발 대비와 중국 견제 목적의 비행훈련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복수의 군용기 추적사이트에 따르면 28일 오전 괌 기지를 이륙한 B-52H 폭격기 2대가 일본 오키나와 일대 군사훈련 구역으로 날아왔다. 오키나와에서 한국 서해상은 약 1100km, 대만은 약 600km 떨어져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나 중국의 대만해협 무력 시위 등을 상정한 전개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B-52H 폭격기 2대는 약 2시간가량 오키나와 일대에서 비행한 후 괌 기지로 복귀했다. 앞서 미국은 14일 B-52H 폭격기 4대의 괌 재배치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인도태평양 지역 전구에 있는 미군 전투사령관의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언제, 어디서나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과거엔 B-52가 괌에 전개되면 미 공군이 5~10일 뒤에 공개했는데 이번엔 전개 당일 발표했다”며 “이전보다 잦은 전략자산의 한반도 주변 전개와 이를 눈에 띄게 하는 ‘가시성’을 극대화하면서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약속을 명확히 하겠다는 한미 간 합의의 구체적 이행으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괌에 배치된 B-52 폭격기는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시 미국이 약속한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Regular Visibility)’ 강화 차원에서 가장 먼저 한반도로 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B-52H 폭격기는 3월 초 괌에 배치된 뒤 한국으로 날아와 우리 공군과 서해상에서 연합훈련을 하고 미 본토로 복귀했다가 이후 두 달 여 만에 다시 괌으로 전개했다.

B-52H 폭격기는 ‘미니트맨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핵추진잠수함(SSBN)과 함께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힌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순항미사일(최대 사거리 2400∼3700km)과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공대지·공대함미사일 등 총 32t에 달하는 무기를 적재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괌 기지의 B-52H 폭격기는 북한의 고강도 도발을 억지 대응하는 동시에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일대에서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을 견제하는 임무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