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을 도용한 이와 자영업자가 주고받은 메시지. 아프니까 사장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사이에서 비슷한 사기를 당할 뻔 했다는 경험담이 이어졌다. 타인의 영수증 사진을 도용한 이가 식대를 환불해달라고 요구하는 전화나 메시지 등을 보낸다는 것이다. 이에 식당 주인들은 특정 번호로 시작하는 번호를 조심하거나 영수증 내역을 잘 살필 것을 당부했다.
자영업자가 모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지난 21일 ‘영수증 사기꾼 공유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식당을 운영한다는 A 씨는 게시글을 통해 “지난 주말 070 전화로 연락이 왔다. 아이, 아내와 토요일(17일)에 방문해 저녁식사를 했는데 밤새 아내와 아이가 설사를 했다더라. (상대는) 몹시 기분이 상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당황한 A 씨는 피해를 주장한 B 씨에게 우선 사과했다. 절차상으로는 보험사를 통한 보상이 원칙이다. 하지만 상대가 식대금액만 환불을 원하자 A 씨는 영수증만 확인한 후 환불 처리하기로 했다. 이에 B 씨는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식당 주인에게 계좌번호와 영수증 사진을 보내왔다.
알고 보니, B 씨가 보낸 영수증 사진은 한 블로거가 올린 게시물로 파악됐다. 식당 주인 A 씨는 “추후 블로거 주인에게 전후사정을 설명했다. 현재 영수증 사진은 내린 상태”라며 “본인 가게 블로그 올라왔을 때 꼭 한 번씩 확인해 이런 일을 당하는 분이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B 씨에 대한 처벌은 사실상 어렵다. A 씨가 경찰에 신고했으나, 피해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사건 접수 자체가 불가했다. 이에 식당 주인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댓글을 통해 일부 자영업자는 동일한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조금 전에 동일 인물한테 카톡 받았다. 닉네임도 동일하다” “070 전화 안 받으니 인스타 디엠으로 보내더라” 등의 이야기를 공유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