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표현의 자유 내세워 비열한 시위 허용” 반발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이슬람 최대 명절날에 이슬람교 경전 코란을 불태운 1인 시위가 벌어졌다. 튀르키예 정부가 “스웨덴 정부가 비열한 시위를 허용했다”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승인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TV4를 비롯한 스웨덴 언론에 따르면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 첫날인 이날 이라크 출신 살완 모미카(37)가 스톡홀름 중앙 모스크(이슬람 사원) 앞에서 코란을 불태웠다. 모미카는 한 손에 쿠란을 들고 담배를 태우며 다른 손에 확성기를 들고 아랍어로 뭔가 말했다. 쿠란을 몇 장 찢어 이슬람에서 상대를 모욕하는 상징인 신발에 비비더니 담배로 불을 붙였다. 이슬람 율법이 섭취를 금지하는 돼지고기를 쿠란 책장 사이에 넣기도 하고 쿠란을 던져 발로 차기도 했다.
스웨덴 경찰이 허용하는 가운데 시민 약 200명이 현장에서 지켜본 이날 시위는 통역가라고 밝힌 남성이 찍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틱톡’으로 실시간 중계됐다. 모미카에게 돌을 던지려던 남성이 경찰에 체포되기는 했지만 시위는 차분하게 마무리됐다고 TV4는 전했다.
튀르키예(터키)를 비롯한 이슬람 국가는 반발했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교장관은 “표현의 자유를 구실로 비열한 행위를 허용한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트위터에 썼다. 모로코는 주스웨덴 모로코대사 자리를 무기한 공석으로 두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11, 12일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만장일치 승인을 받아야 나토에 가입할 수 있는 스웨덴으로서는 악재를 만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단체로 규정한 스웨덴 쿠르드노동자당에 스웨덴 정부가 온정적이라며 나토 가입을 반대해왔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시위에 대해 “합법적이나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