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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주호 “올 수능, 준킬러 늘리지도 새유형 출제도 않을 것”

입력 | 2023-06-30 03:00:00

李교육장관, 본보 인터뷰서 밝혀
“킬러 문항만 제거… 동요 말아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수능이나 입시에서는 공정성이 기본이고 그 위에 자율성이 허용될 수 있다”며 “자율성과 공정성이 충돌하면 공정성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올해 11월 치러지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일명 ‘준킬러’ 문항을 늘리거나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출제하는 일은 없다”고 29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밝혔다. 수능 출제 과정에서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임무를 맡을 ‘수능공정출제점검위원장’에 현직 고교 교사를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출제위원장을 견제할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년 수능부터는 문항별 정답률과 변별도 수치를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날 이 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본보와 만나 “기존 수능에 있던 킬러 문항을 제거하겠다는 것이지, 새로운 문제를 일으키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최근 사교육계에 퍼진 ‘준킬러 확대’ 전망을 일축했다. 그는 “준킬러 문항이라는 용어 자체도 사교육의 불안 마케팅”이라며 학생과 학부모가 동요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당장 9월 모의평가부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나 EBS를 통해 출제 경향을 분석, 공개할 방침”이라고 했다.

올해 수능부터 신설될 ‘수능공정평가자문위’와 ‘수능공정출제점검위’ 구성에 대해 이 부총리는 “기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인재 풀과는 겹치지 않도록 하겠다”며 “사교육 카르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에서는 평가원으로부터의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경계했다. 이 부총리는 “출제위원이 만든 문항을 점검위원이 ‘킬러 문항’이라고 판단할 경우에는 반드시 출제에서 배제하도록 하겠다”며 “이는 대단히 중요한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밝혔다.





“9월 모평 뒤 출제경향 공개… 킬러문항 없애도 변별 문제없어”


“내년 수능부터 정답률-변별도 공개
출제위원-점검위원 철저히 분리
‘사교육카르텔’ 실체 밝혀지면 개선
수능개혁 사회적 논의 하반기 시작”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본보 인터뷰에서 “지금도 현장 교사들은 매번 기말고사로 학생들을 평가하고, 교육과정 내에서도 얼마든지 변별력 있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이 사라지면 변별력을 잃고 ‘물수능’(쉬운 수능)이 될 것이란 우려를 반박한 것. 윤석열 대통령의 15일 수능 발언 이후 교육현장은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 부총리에게 수능, 사교육 카르텔, 입시제도 개혁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수능이 불과 5개월 전인데 혼란이 크다. 올해 어떻게 출제하나.

“올해는 영역별로 1, 2개에 불과한 킬러 문항들만 없앤다. 그것만 하겠다는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동요할 만큼 그렇게 많은 문항이 아니라는 걸 일단 강조하고 싶다. 일선 학교에서 출제되는 시험들은 이미 공교육 과정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학생을 변별해 낸다. 킬러 문항이 사라져도 변별은 이뤄질 것이다.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등장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평가의 본질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정보를 공개 안 하니까 사교육에 의존한다.


“이번을 계기로 공교육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가 있어서 내년 수능(2025학년도)부터는 정보 공개를 검토 중이다. 수능 문항별 ‘정답률’뿐 아니라 ‘변별도’도 포함될 것이다. 변별도는 특정 문항을 잘 푸는 아이들의 전체 성적이 어떤지 그 연관성을 보여 주는 중요한 지표다. 단, 공개가 불안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서 면밀히 지켜보는 중이다. 9월 모의평가부터는 시험이 끝난 뒤에 EBS나 평가원 등 공적 기관에서 출제 경향 등을 학부모들에게 알리는 설명회를 열려고 한다. 그래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수능공정출제점검위원회와 수능공정평가자문위원회의 구체적인 역할은….

“자문위는 출제 이전과 이후 과정에서, 점검위는 출제 과정에서 킬러 문항을 감시하고 배제한다. 때문에 점검위원장이 출제위원장 밑에 있으면 안 된다. 그러면 형식적인 점검이 돼 버린다. 교수(출제위원)가 만든 문제라도 교사(점검위원)가 킬러라고 판단하면 반드시 배제하도록 프로세스(절차)를 마련할 것이다. 점검위원장을 현직 교사가 맡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위원회 구성에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을 완전히 배제하는 건가.

“수능 출제는 평가원이 한다. 긴밀히 같이 해야 하는 일이긴 하다. 그렇지만 지금 사교육 카르텔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신고 접수까지 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평가원으로부터 상당히 독립적인 기능이 갖춰져야 한다. 카르텔이라는 것이 서로 알음알음으로 하다 보니 생겨나는 것 아닌가. 평가원 출제위원과 점검위원, 자문위원을 철저히 분리하겠다.”

이 총리의 발언은 평가원에서 수능 출제를 담당했던 교수나 교사들이 사교육 업계에서 영리 행위를 하고 있는 실태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카르텔’이라고 표현했다. 국무총리실은 평가원에 대한 복무 감사를 진행 중이다.

―점검위원과 자문위원의 신분, 권한을 보장할 방안은….

“점검위는 수능 출제를 마치면 해산하지만, 자문위는 1년 내내 ‘스탠딩 커뮤니티’ 형식으로 존재한다. 필요할 때마다 모여서 회의를 열고 이전 수능을 리뷰하고 다음 수능 대책을 논의한다. 자문위원 임기는 1년이다. 내년부터 임기, 권한을 법적으로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면 국회에서 입법 추진도 검토하겠다.”

―‘스카이(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인맥이 출제위원에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와 관련해 소위 ‘사교육 카르텔’ 신고를 받고 있다. ‘어떤 특정 그룹’이 출제에 많이 들어가서 그들의 이해가 반영됐고, 이 때문에 사교육이 성행한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온다. 조사를 해서 그 실체가 밝혀지면 개선해야 한다.”

―이번을 계기로 수능은 공통 과목 비중을 늘려서 절대평가로 바꾸고 장기적으로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웃음) 제 마음을 들여다보고 계신 것 같다. 수능을 ‘자격고사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최근에 많이 들어온다. 지금 어떻게 하겠다고 언급하면 일파만파가 되니까 말씀은 못 드리지만, 상당히 좋은 제안들이 있다. 이것이 대입제도 개편의 동력이 될 수 있다. 장관 취임했을 때 ‘수능은 미세 조정밖에 못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제는 동력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하반기(7∼12월)부터는 수능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것이다.”

―교육부 대입국장 경질의 배경을 놓고 추측이 무성하다.

“대통령님은 원칙을 계속 강조했는데, 사실 관행적으로 지켜지지 않았던 부분들이 있었다. 6월 모의평가에서 킬러 문항 없는 제도로 된 모의평가가 출제됐다면 사실 그게 제일 정답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담당 국장을 경질하고 국민께 사과한 것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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