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4일 정몽헌 회장 20주기 맞아
정부는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이지만 추모식 성격 등을 고려해 인도적 차원의 방북은 허용해야 한다”며 최종 승인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 회장의 방북이 성사되면 2018년 11월 ‘금강산 관광 시작 2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 참석을 위해 금강산을 방문한 이후 5년 만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현대아산 측이 27일 정 전 회장 20주기 계기 추모행사를 위한 금강산 지역 방북을 타진하려고 북한 주민 접촉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절차에 따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한 결과 통일부와 대통령실 간 긴밀한 협의를 거쳐 방북 허가가 내려질 방침이다.
금강산 南자산 철거-연락채널 두절 상태… 정부, 玄 통해 北지도부 속내 파악 나설듯
북한이 최근 금강산 관광특구에 있었던 현대아산 소유의 해금강호텔을 완전히 철거한 정황이 포착됐다. 사진은 철거 전 해금강호텔 전경. 동아일보 DB
대북 강경 기조를 이어가는 정부가 이번 방북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건 남북 간 의미 있는 의사 교환 가능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일부는 북한의 현 상황이 당장 현 회장의 방북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면서도 만약 북한이 현 회장의 방북을 수용하면 남북 대화의 여지가 생길 측면도 있고 북한의 향후 대외 정책 행보를 가늠해볼 수 있다고 본다.
북한이 이런 특수성을 고려해 현 회장의 방북을 허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현 회장은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 사건 이후 15년간 전면 중단된 대북 사업의 끈을 여전히 놓지 않고 있다. 또 대북 사업 단독 운영권을 확인받은 유일한 남측 재계 인사라는 점 등에서 북측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현 회장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7박 8일간 방북해 북한과 협상한 끝에 137일간 억류돼 있던 현대아산 직원을 귀환시키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또 김정일과의 면담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백두산 관광, 군사분계선 육로 통행 등을 성사시켰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