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속 과학/김홍재 지음/413쪽·2만 원·어바웃어북
옛날에 지은 아파트는 같은 평수라도 왜 좁아 보일까? 실제로 좁기 때문이다. 1998년 이전에는 벽체 중심선을 기준으로 전용면적을 측정했지만 이후 벽의 안쪽 선으로 기준이 변경됐다. 벽 두께만큼 이득을 보게 된 것. 관련 연구에 따르면 기준 변경 뒤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경우 실제 면적이 전보다 평균 6.7㎡ 증가했다.
우리나라 아파트 수명이 왜 다른 나라보다 현저히 짧은지부터 층간소음의 원인까지, 한국인들이 유난히 사랑하는 아파트와 관련된 과학을 과학 칼럼니스트가 알기 쉽게 풀어 썼다.
저자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새집증후군’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건 아이러니하게도 당시부터 집을 지을 때 빈틈없이 외풍을 막은 탓이다. 전에는 의도치 않게 실내 공기가 외부로 순환했는데,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단열과 기밀 성능을 강화하자 실내 공기 오염이 심각해진 것이다. 공기청정기도 가스성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한다. 환기가 최고다.
아파트 단지에서 매미가 유독 시끄럽게 우는 까닭, 아파트 평면도에서 ‘X’자로 표시된 공간의 정체, 한국인의 남향 선호가 아파트에 미친 영향 등 매일같이 보지만 사실은 잘 모르는 아파트에 대한 여러 궁금증을 풀어 준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