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니 그린 지음·최정수 옮김·이봄
그가 거기서 죽기로 한 건 뜻밖의 선택이었다. … 몇 분 뒤 그가 화장실에 갔다가 광대 복장으로 돌아왔다. 홀치기염색을 한 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알록달록한 광대 가발을 쓰고, 빨간 코도 붙였다. 빨간 코는 붙일지 말지 망설였다고 그가 나에게 말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그냥 붙이기로 했다고. 이전에 나눈 모든 대화에도 불구하고 나는 에드가 아마추어 광대라는 걸 전혀 깨닫지 못했다. 왜 오늘 입을 옷으로 광대 복장을 골랐느냐고 묻자, 그는 웃으면서 가고 싶다고 대답했다.
존엄사를 돕는 캐나다 의사가 죽음의 현장을 기록한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