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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법정 심의기한 넘겨 연장전…4일 심의재개

입력 | 2023-07-03 10:30:00

최저임금법에 따른 법정 심의 기한인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의 제9차 전원회의에 박준식 위원장이 입장하고 있다. 2023.6.29/뉴스1

1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4차 전원회의에 김준영 근로자위원의 구속 적부심이 기각된 가운데 석방을 요구하는 손팻말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 . 2023.6.13/뉴스1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논의가 법정 심의기한(6월29일)을 넘겨서까지 이어지게 됐다. 노사는 오는 4일 10차 전원회의에서 조정안을 낼 예정이지만, 인상 여부에 대한 견해차가 워낙 커 입장차를 줄여 나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이전처럼 공익위원안을 통한 표결로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새 근로자위원 위촉 문제로 정부와 대립하고 있는 노동계 측이 수긍할지 관건이다.

3일 최임위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최임위는 법정 심의기한 마지막 날인 지난달 29일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9차 전원회의를 열고 자정까지 가는 마라톤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사 간 최저임금 인상액에 대한 입장차가 너무 컸다.

노동계를 대표한 근로자위원들은 현행 시급 9620원에서 27%에 가까운 인상액인 ‘1만2210원’을, 반면 사업주 등 경영계를 대표한 사용자위원들은 ‘동결’로 맞섰다.

이날 회의에서 박준식 최임위 위원장은 간극을 좁혀 나가고자 노사 양측에 수정안을 내줄 것을 요구했지만, 노사 모두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정까지 이어진 마라톤협상에도 별다른 진척을 내지 못하면서 회의는 결국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관련법상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임위로부터 결정안을 넘겨받아 매년 8월5일까지 다음 연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이의절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최임위에서 결론을 내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알려야 한다.

물론 최저임금제도가 도입된 1988년 이후 최임위는 올해까지 37차례 심의를 진행했는데, 법정 심의기한을 지킨 적은 9번에 불과하다. 법정 심의기한을 넘겼다고 해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큰 차질을 빚게 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이전까지는 최저임금 결정 논의의 본질인 ‘인상 여부’에 대한 협상이 주가 되었다면, 올해는 근로자위원 1인의 결원으로 발생한 새 근로자위원 위촉 문제도 회의 막바지까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결정은 통상 노사 양측의 수정안 제출로 간극을 좁혀나가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후 공익위원이 절충안을 내면 27명(공익위원 9명,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의 위원이 표결을 통해 다음 연도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노사 동수’ 속 표결을 해도 캐스팅보트인 공익위원들의 결정에 치우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심지어 노사 모두 당연히 가져가야 할 ‘한 표’조차 사라진다면 불리함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근로자위원 등 노동계에서는 구속된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대신해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새 근로자위원에 위촉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사무처장 구속에 대한 정당성을 따지는 일도 필요하지만, 최임위 회의를 정상적으로 진행해야한다는데 발 빠르게 새 근로자위원을 추천한 것이다.

하지만 고용부는 후보 추천을 거부했다. 새로 추천된 김 위원장 역시 구속된 김 사무처장과 공동 불법행위로 수사 중인 상황으로, 새 노동자위원에 적합하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고 노동계는 전했다.

이에 반발한 근로자위원들은 지난달 27일 열린 8차 전원회의에서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새 근로자위원 위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원활한 논의가 이뤄질지 두고 볼 일이다.

그렇다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지 못하는 초유의 상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법 17조 4항에는 ‘최저임금을 의결 할 때에는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각 3분의 1 이상의 출석이 있어야 한다. 다만 근로자위원이나 사용자위원이 2회 이상 출석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명시돼 있다.

즉, 근로자위원들이 끝내 고용부의 새 위원 위촉 거부로, 최임위 회의에 참여하지 않는 최악의 상황으로 가더라도 공익위원, 사용자위원 등의 표결로 최저임금을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임위 한 관계자는 “아직 노사가 조정안을 내지도 않았고, 제출한 조정안을 토대로 조정하는 과정도 남아 있다”며 “가상의 상황을 전제로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법정 심의기한을 넘긴 최저임금 10·11차 전원회의는 오는 4일과 6일 정부세종종합청사 내 최임위 전원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