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만 판매 중단 카드 159종 작년 한해보다 많아… “수익성 악화” 고객 “일방적 단종-혜택 축소” 불만
카드사들이 수익성이 악화되자 ‘알짜 혜택’을 제공해왔던 신용·체크카드를 연이어 단종시키고 있다. 상반기(1∼6월)에만 지난해 연간 단종 건수(116개)를 훌쩍 뛰어넘는 159개 카드 상품의 신규 가입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는 수익성을 방어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좇기 위해 일부 상품의 단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고객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BC)는 1∼6월 총 159개 카드(신용카드 139개·체크카드 20개)의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반년 만에 지난해(116개, 신용카드 79개·체크카드 37개)보다 많은 카드 상품이 단종된 것이다. 2021년(209개) 한 해와 비교해도 약 76%에 달하는 수준이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신한카드는 교육비 할인 혜택으로 유명한 ‘더 레이디 클래식’의 신규 가입자를 받지 않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인기 쇼핑 카드인 ‘탄탄대로’ 시리즈, 롯데카드는 온라인 쇼핑 할인 카드 ‘인터파크·벨리곰 카드’, 현대카드는 ‘제로 모바일 에디션2 카드’를 각각 단종시켰다.
카드사의 이러한 단종 통보 및 서비스 축소에 대해 고객들은 반발하는 분위기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22일 더모아카드 등 개인 신용카드의 통신·도시가스 요금 분할 결제를 이달 1일부터 제한한다고 공지했으나 소비자들의 반발로 잠정 보류했다. 앞서 신한카드는 더모아카드를 출시 1년 만인 2021년 단종시킨 바 있다.
카드업계에선 새로운 트렌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일부 카드의 신규 가입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결제 패턴이 끊임없이 바뀌는 상황에서 기존 상품 판매에만 몰두하는 것도 비효율적”이라며 “카드사 입장에선 상품 마케팅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