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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값 하반기 하락’ 예측 한명도 없었다

입력 | 2023-07-05 03:00:00

[부동산 전문가 10명 시장 전망]
전문가 전원 “상승-보합” 전망… 일부는 “서울 10%까지 오를수도”
지방은 위축세 이어질 가능성
역전세난 문제는 일단 진정될듯…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최대 변수




올 하반기(7∼12월)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서울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최대 10% 오를 수 있다는 의견까지 제시되는 등 시장이 변곡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지방 아파트 값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수도권 아파트 값과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무주택자는 청약을 우선 공략하되, 주요 입지에서 주변 시세보다 10%가량 싸게 나온 ‘급매’로 구축 아파트 매수도 함께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동아일보가 4일 부동산 전문가 10명에게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을 자문한 결과 “하락세가 뚜렷했던 매매 시장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올해 1월만 해도 전월보다 0.75% 떨어졌지만 2월 1.04%로 상승세로 바뀐 뒤로 4월까지 3개월째 오르고 있다.



● 수도권 아파트 값 하락 예측 없어
이번 전망에서 전문가 10명 중 3명은 수도권 아파트 값이 상승할 것으로, 7명은 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 아파트 값이 하반기 하락할 것이란 예측은 없었다. 올 초 자문에서 7명이 하락을 점친 것과 대조적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동산팀장은 “실거래가 기준으로 서울은 하반기 10% 상승할 것으로 본다”며 “지난해 큰 폭으로 떨어진 걸 고려하면 올해 누적으로 15% 오를 것”이라고 했다.

다만 금리 인상이나 역전세, 경기침체 우려 등 여전히 집값 하방 압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집값 상승 폭 자체가 크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변곡점은 지났지만 불안한 반등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서울에서 입지가 좋은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나오지만 상승세가 가팔라지진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방 아파트 매매 가격은 더 오르진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전문가 10명 중 6명이 하락을, 4명이 보합을 예상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방 아파트 값이 오르려면 외지인이 매수해야 하는데, 현재 수도권 규제 완화로 외지인의 지방 투자 수요가 크지 않다”고 했다.

하반기 주요 변수로는 10명 중 6명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꼽았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기준금리가 유지될 경우 1∼2% 정도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국이 하반기 한두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선다는 전망이 이어지는 만큼 금리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 “전세의 월세화 멈출 것”
전세 시장은 입주 물량에 따라 지역별 편차가 클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6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4만2870채로 2021년 11월(4만740채) 이후 가장 많았다. 7월에는 수도권 1만4720채, 지방 1만6531채가 입주한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하반기 대단지 입주가 시작되는 곳 위주로 전셋값 하락 폭이 클 것”이라고 했다.

‘전세의 월세화’가 멈추며 임대차 시장이 안정을 찾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최근 전셋값이 빠지면서 월세에서 전세로 넘어가려는 수요가 있다”고 전했다. 역전세의 경우 정부가 이날 세입자 보호를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대신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적용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당초 우려보다는 완화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무주택자라면 청약에 도전하고, 자금 여력이 있다면 수도권에서 입지 좋은 구축 아파트를 실거주용으로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안명숙 루센트블록 부동산총괄 이사는 “청약 도전이 우선 고려할 만하고, 자금이 있다면 인기 지역 구축 아파트를 매수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송인호 소장은 “주변 시세보다 10%가량 낮은 급매를 찾는 것이 좋다”고 했다. 안성용 하나증권 WM영업본부 이사는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대상 혜택이 있는 특례보금자리론 등을 활용해 급매로 나온 실거주용 주택을 매수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