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9월 3일까지 체험교실 운영 스탠드업 패들보드-카약 등 4종목 참가비 하루 1만원 주말마다 진행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에서 시민들이 스탠드업 패들보드와 카약 등 수상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서울시는 9월 3일까지 매주 주말 참가비 1만 원을 내면 수상스포츠 네 종목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체험교실을 운영한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블레이드(패들의 날)가 반드시 물에 잠겨 있어야 앞으로 나갈 수 있어요.”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인근 선착장. 스탠드업 패들보드(SUP) 강사 이미현 씨(41)가 이같이 외치며 패들을 뒤로 밀었다. 20여 명의 수강생이 이 씨를 따라 손을 뒤로 저었다. 이 씨는 이어 “방향을 전환하려면 패들로 큰 반원을 그리면 된다”며 요령을 알려줬다. 수강생들은 이론 강습을 10여 분 동안 받은 후 패들과 보드를 들고 강물로 향했다.
● “요트부터 패들보드까지”
서울시는 지난달 3일부터 한강에서 수상스포츠 네 종목을 즐길 수 있는 체험교실을 운영 중이다. 프로그램은 9월 3일까지 주말마다 진행된다. 한 번에 6시간 동안 수업이 진행되는데, 시민 80여 명이 20명씩 4개 조로 나뉘어 △스탠드업 패들보드 △크루저 요트 △카약 △블랙캣요트를 돌아가며 즐기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2016년부터 시작된 ‘가족 수상스포츠 체험교실’을 12세 이상 모든 시민으로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참가비는 하루 1만 원이다. 입문교육이기 때문에 주말마다 같은 내용으로 수업이 진행된다.기자도 물 위에서 패들을 젓는 SUP 수업에 참여했다. 성인 키보다 조금 큰 보드 위에 무릎꿇고 앉은 뒤, 패들을 보드 앞쪽에 놓고 조심스레 일어섰다. 처음에는 보드가 흔들렸지만 5초가량 버티니 안정감이 찾아오면서 탁 트인 한강 경치가 눈에 들어왔다. 패들을 젓자 보드가 물살을 가르고 앞으로 나아가는 동시에 시원한 바람이 얼굴에 느껴졌다.
참여한 시민들은 “한강에서 이색 스포츠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친구와 함께 온 김영주 씨(39)는 “처음에는 물에 빠질 것 같았는데 익숙해지면서 보드 위에서 보는 한강 경치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온 신비야 양(12)도 “한강 물에 발도 담그니 하나도 덥지 않았다”며 “노를 저을 때마다 앞으로 나아가 재밌었다”고 했다.
엔진으로 움직이는 요트 ‘블랙캣’도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30명이 넉넉하게 들어가는 요트는 3층 구조인데 반포∼세빛둥둥섬∼노들섬∼여의도를 80분 동안 왕복 운행한다. 시민들은 배 위에서 사진 촬영과 다과를 즐길 수 있다. 시와 함께 체험교실을 운영하는 서울시요트협회 김형기 전무이사는 “시민 만족도가 높아 체험 인원을 지난해 500명에서 올해 1600명으로 늘렸다”며 “내년에는 바나나보트나 팽이보트처럼 더 활동적인 수상스포츠 체험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 유아 철인3종 경기 등도 열려
시는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연령이 과거 20, 30대에서 40, 50대까지 확산됐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전문 장비 및 체험 장소 부족으로 보편적 취미로 자리 잡진 못했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종목별 입문 프로그램을 더 다양화해 누구나 원하는 수상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시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수상스포츠 대회도 다양하게 열 계획이다. 9일에는 한강 뚝섬유원지에서 어린이들이 수영과 달리기, 자전거를 체험하는 ‘유아 철인3종 체험’이 열린다. 만 2∼3세 유아가 참여하는 ‘유아부’는 수영 10m·자전거 200m·달리기 100m를 체험하게 된다. 만 4∼6세인 ‘유치부’를 위해선 수영 20m·자전거 500m·달리기 300m 코스가 준비돼 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