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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감옥 가서 편히 자고 싶다” 말로는 해결 안되는 새벽 층간소음[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입력 | 2023-07-05 14:57:00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는 폭행 살인 사건들이 이해가 간다”
“나도 내가 무섭다. 정말 칼 들고 윗집에 올라가고 싶다”

층간소음 갈등 사례들에서 자주 보이는 피해자들의 하소연입니다. 층간소음은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합니다. 가해자가 배려심이 전혀 없을 때 더 그렇습니다. 갈등이 쉽게 해소가 되지 않고 이로 인한 폭행 살인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낮에 밖에서 일하고 돌아와서 저녁에 집안에서 쉬지 못하고, 잠도 못자는 일이 몇 개월씩 매일 반복이 된다면 그 스트레스가 쌓여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일단 자체적으로 소음을 막으려는 노력을 해보고, 그것도 효과가 없다면 층간소음관리위원회 등 제3자의 힘을 빌려보는 것도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 아래 내용은 실제 사례입니다. 층간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 위층에 혼자 사는 남자, 새벽 전화 통화 내용까지 다 들려
서울 송파구의 A아파트 8층에 거주하고 있는 직장인 입니다. 부모님과 동생 이렇게 네 식구인데, 모두 직업이 있습니다. 일찍 출근하고 저녁에 집에서 쉬고, 일찍 자는 게 식구들의 큰 낙이고 소원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지옥입니다.

위층에 혼자 사는 남자가 있습니다. 우리 집과는 생활 패턴이 완전히 다릅니다. 오후부터 의자 끄는 소리, 발망치 쿵쿵 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TV도 크게 틀어놓습니다. 특히 새벽에도 잠을 안자고 활동을 하는데 그 모든 소리가 우리 집에 생생히 들립니다. 새벽이니까 주변이 고요해서 그런지 더 크게 들립니다. 새벽에 전화도 자주 하는데 통화내용이 다 들릴 정도입니다.

여러 번 찾아가서 “제발 좀 조용히 해달라. 새벽만이라도 조용히 해달라. 잠 좀 자자”고 통사정을 했습니다. 완전히 무시하더군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인터폰을 했더니 경비 아저씨는 “새벽이라 집을 찾아가지 못한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임시방편으로 천장을 두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위층도 짜증이 나는지 일부러 더 시끄럽게 합니다.

동생은 잠을 자지 못하니 환청이 들리고 신경과민으로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약까지 먹고 있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요즘 층간소음 문제로 무서운 범죄가 일어났다는 뉴스를 많이 봤다며 무서워하시면서 저와 동생에게도 위층에 올라가지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저희 식구들은 수면제를 먹고 이어폰을 귀에 착용하고 잠을 잡니다. 그런데 이것도 하루 이틀이고 어느 정도이지 진짜 저도 이제 한계에 달했습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층간소음 때문에 살인, 방화, 폭행해서 재판받는 사람들 그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말은 이해가 간다고 곱게 했지만 진짜 마음은 저도 죽여 버리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 저도 제가 무섭습니다. 진짜 올라가서 죽여 버리고 차라리 감옥 가서 편히 자고 싶다는 마음이 욱! 하고 올라올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위층 사람은 정말로 제 정신으로 이해가 안 되는 사람입니다. 말로는 안 됩니다. 형사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뭐로나 자기가 피해를 봐야 고칠 것 같습니다. 경찰 지구대에 신고를 해도 경고를 줄뿐이지 딱히 그 사람에게 피해가 가는 건 없습니다. 그래서는 위층 행태가 안 고칠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간절합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층간소음은 주변이 조용한 야간 시간에 층간소음이 더 선명하게 들리게 되므로 그 피해가 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게 지속되면 피해자는 수면부족과 심한 스트레스 등을 겪게 됩니다. 병원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면 일시적으로는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층간소음을 막는 노력부터 해야 합니다. 위층이 저감 노력을 하면 효과가 좋겠으나 그럴 의사가 전혀 없다면 자구책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전화 통화소리까지 들린다니 공기로 전달되는 소음 차단 및 저감에 우선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소음의 주 통로인 현관문과 화장실 문에 문풍지를 붙이고, 잘 때는 외부 창문과 화장실 문을 꼭 닫아야 합니다. 그리고 화장실 입구에 커튼을 설치하길 권합니다.

이런 방법이 현재 발생되는 소음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측정 수치상으로는 절반 약간 넘게만 줄여도 느끼기에는 참을 만한 정도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반드시 한번 실천해보기 바랍니다.

그래도 도저히 참을 수 없어 폭행 살인 의사까지 느낀다면, 아파트 층간소음관리위원회 등의 제3자 중재를 통한 해결 노력도 하길 바랍니다. 정 안되면 경찰 신고 등 공권력 동원도 고려할 사안입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