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서 적발된 마약사범 10명 중 6명은 30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마약사범도 4년 전의 3배가 넘는 481명이나 붙잡혔다. 가상화폐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마약 유통이 급증하고 가격이 떨어지면서 청년층은 물론이고 10대에까지 광범위하게 마약이 침투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부장 박재억)가 발간한 ‘2022 마약류 범죄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검거된 마약사범은 1만8395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4년 만에 45.8% 증가한 수치다. 이 중 59.8%(1만988명)가 30대 이하였다. 2018년 5257명이던 30대 이하 마약사범은 4년간 2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 검거된 10대 마약사범은 481명으로 4년 전(143명)의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전체 마약사범 중 1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1%에서 2.6%로 늘었다.
과거 최소 10만 원 이상이었던 대마·필로폰 1회 투약분이 최근 3만 원 이하로 하락한 것도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마약이 피자·치킨만큼 저렴해지면서 10대들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이다. 실제로 올 5월 공부방 용도로 빌린 오피스텔에서 2억 원대 마약을 유통한 마약사범들이 재판에 넘겨졌는데, 고3 수험생들이 성인 6명을 마약 운반책으로 고용해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올 3월 어머니의 신고로 적발된 중학교 여학생도 텔레그램을 통해 손쉽게 구한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마약사범의 저연령화가 수사 현장에서 느껴지는 가장 큰 문제”라며 “10대 시절에 마약에 중독되면 30, 40대가 되어서도 끊기 힘들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