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빅테크 추격에 국내 앱 지위 ‘흔들’
메신저, 검색, 음원 등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켜 온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의 애플리케이션(앱)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와 자본을 보유한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가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이며 이용자 기반을 점차 넓히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밀려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국내 동영상 플랫폼 업계에선 업체 간 합병설마저 흘러나온다.
● 카카오, 네이버 사용자 수 줄며 ‘흔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이용자가 크게 늘었던 유튜브도 최근 들어 MAU가 줄고 있긴 하지만 국내 모바일 앱보다 하락 폭이 더 작다. 모바일 앱 3위인 네이버의 MAU는 2021년 6월 4106만 명에서 올해 5월 3888만 명으로 5.3% 감소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 네이버의 MAU가 최근 들어 꾸준하게 감소한 점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라며 “고용, 소상공인 지원 등 국내 모바일 플랫폼 생태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넷플릭스에 밀린 국내 OTT는 합병설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운영하는 실시간동영상서비스(OTT)는 글로벌 1위 사업자 넷플릭스에 밀려 대규모 영업손실을 떠안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티빙, 웨이브, 왓챠 등 국내 OTT 업체 3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손실은 2859억 원에 이른다. 올해 5월 기준 넷플릭스의 MAU는 1153만 명으로 국내 OTT 업계 1, 2위인 티빙(514만 명)과 웨이브(391만 명)를 합친 것보다 높다.
OTT 운영에 따른 손실이 갈수록 늘어나자 웨이브를 보유한 SK스퀘어는 티빙 최대주주인 CJ ENM 측에 합병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 논의와 관련해 SK스퀘어와 티빙 측은 “구체적으로 진행되거나 논의하고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