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우루과이 “민주주의 훼손” 브라질-아르헨티나 “내정간섭 안돼”
중남미 주요국 지도자가 좌파 지도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정적(政敵) 탄압 등을 두고 충돌했다. 우파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 파라과이 대통령, 루이스 라카예 포우 우루과이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훼손한다며 비판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은 같은 좌파인 마두로 대통령을 두둔했다.
4일 EFE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아르헨티나 푸에르토이과수에서 열린 남미공동시장(MERCOSUR·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서 베니테스 대통령은 마두로 정권이 야권 정치인 마리아 마차도 전 의원의 대선 출마를 봉쇄한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베니테스 대통령은 “남미공동시장은 베네수엘라가 완전한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도록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했다. 포우 대통령도 동조했다.
그러자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내정을 간섭해선 안 된다. 당사자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룰라 대통령은 직접적인 발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의견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3년부터 집권 중인 마두로 대통령은 전임자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노골적인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책과 반대파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미국이 마두로 정권의 대선 부정 등을 이유로 2019년부터 국가 핵심 산업인 원유 수출에 제재를 가하자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이후 인구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약 700만 명이 나라를 떠났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