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 좀 잡아주세요!”
4일 오후 10시 40분경 서울 동작구 동작역 인근 올림픽대로. 교통사고를 당한 고령의 택시 기사는 추돌 사고를 낸 후 달아나는 40대 남성 A 씨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A 씨는 차가 막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차량도 버려둔 채 달아나고 있었다. 마침 방송 촬영을 마치고 주변을 지나던 한국 축구대표팀 출신 이천수 씨(42·사진)는 택시 기사가 애타게 외치는 소리를 듣고 매니저와 함께 즉시 차량에서 내려 남성을 쫓기 시작했다.
당시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음에도 이 씨와 매니저는 올림픽대로를 1km가량 달린 끝에 A 씨를 붙잡았고 이후 도착한 경찰에 넘겼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0.08% 이상) 수치였다. 나중에 이 씨를 알아본 택시 기사는 감사를 표했다고 한다. 이 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아무도 모를 줄 알았는데 마치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알려져 쑥스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등의 혐의로 A 씨를 입건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