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막걸리협회, 회원사 의견 취합 중…WHO 발표전 식약처 방문 "아직 확정 안됐는데…" 일부 업체 '공포 틈타' 無아스파탐 마케팅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오는 14일 인공감미료 중 하나인 아스파탐을 발암가능 물질인 ‘2B’군으로 분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감미료를 사용하는 막걸리·과자·제로음료 업체들에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막걸리를 제조하는 영세업체들은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용한 기준 아래 극소량의 아스파탐을 써왔는데 이번 이슈로 타격이 크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한국막걸리협회는 WHO의 발표를 앞두고, 다음주 중 식약처를 찾아 자문을 구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국내 막걸리(탁주) 업계에서 10인 이하 영세 업체가 전체의 92%를 차지한다. 막걸리는 탁주로 분류되고 있는데 레시피를 바꿀 경우 식약처와 국세청에 면허 신청 등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하고, 전면 라벨 교체를 해야해 영세 업체들의 부담이 적지 않다.
식약처는 그동안 “아스파탐이 주로 사용되는 막걸리의 경우 성인(60kg)이 하루 막걸리(750㎖·아스파탐 72.7㎖ 함유) 33병을 마셔야 일일섭취허용량(ADI)에 도달할 수 있다”며 “아스파탐의 1일 섭취허용량 대비 국민 평균 섭취량은 0.12%로 매우 낮은 편”이라고 밝혀 온 바 있다.
IARC가 발암가능 물질로 분류 예정인 2B군은 엔진에서 분출된 가솔린 뿐 만 아니라 김치·피클과 같은 절임 채소류, 알로에베라, 전자파 등이 포함돼있다.
암을 유발한다고 보긴 어렵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진 것들이다. 인체 자료가 제한적이고 동물 실험 자료도 충분하지 않다.
IARC 기준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IARC가 발암 위험 물질로 분류해도 국내 기준은 바뀌지 않을 수 있다.
식약처가 아스파탐을 22종 인공감미료 중 하나로 지정하고 있어 이를 변경하려면 절차를 거쳐야 한다. 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로 지정한다고 해도 곧바로 사용이 금지되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식품 업계 일각에선 식약처가 새 기준을 마련하면, 업계가 이에 발맞춰 함량 조정 등으로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식약처 관계자는 “WHO의 공식 결과가 나오면 세부 사항을 확인해 관련 규정을 확정할 것”이라며 “WHO의 발표 내용 이후 미국·유럽 등 다른 국가들의 대응 등도 참고할 것”이라고 했다.
편의점 CU가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와 협업해 최근 내놓은 무(無)아스파탐 막걸리 ‘백걸리’가 대표적이다. 업체 측은 “백걸리는 순수 쌀과 물, 발효제만 사용했다”며 “일반적인 막걸리 제조 과정에서 단맛을 내기 위해 일부 첨가하는 아스파탐·사카린나트륨·수크랄로스 등 인공 감미료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향후 가능한 소비 변화에 적극 대응키 위해 대체 상품을 사전 확보 했다는 게 업체 설명이다.
홈술닷컴도 이달 한 달간 ‘무(無)아스파탐 막걸리’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홍보했다. 배상면주가에 따르면 ‘느린마을막걸리’는 국내 무(無)아스파탐 막걸리 중 온라인 최다 판매를 기록 중이다.
이밖에 스스로 ‘무(無)아스파탐’ 제품임을 적극 강조하고 나서는 기업들도 있다.
광동제약의 경우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1일 보도자료를 내고 “건강 드링크 비타500 및 비타500 제로는 아스파탐과 무관하다”며 “해당 제품 뿐 아니라 당사의 다른 음료 제품에도 아스파탐은 일절 포함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