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박성철, 김일성-이후락 대화 비공개 이후락 “金, 6·25 같은 전쟁 다신 없다고”
뉴시스.
통일부가 6일 공개한 1970년대 7·4남북공동성명 전후 남북회담 사료에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김일성 북한 주석을 평양에서 면담한 내용은 빠졌다. 박정희 대통령이 서울을 찾은 박성철 북한 제2부수상과 나눈 이야기도 공개되지 않았다.
통일부가 ‘남북회담문서 공개에 관한 규정’에 따라 세번째로 진행한 이번 문서 공개에선 박정희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이 각각 박성철 부수상과 이후락 부장을 만나 나눈 대화가 포함됐는지 관심사였다.
박정희 정권 실세였던 이후락은 공동성명 발표를 앞둔 1972년 5월3일 평양에서 김일성과 만났다. 박성철은 김일성의 동생 김영주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을 대신해 같은해 5월31일 비밀리에 방한, 박 대통령을 예방했다. 7·4 남북공동성명은 이후락과 김영주 명의로 발표됐지만 김영주는 건강상 이유로 박성철을 부수상을 대리로 내세우곤 했다.
공개 심의는 3년 주기여서 오는 2026년 다시 공개 여부가 결정된다.
다만 공동성명 후 설치된 남북조절위원회 회의에서 나온 이후락의 발언을 통해 김일성이 한국전쟁(6·25전쟁) 같은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겠단 취지로 말했단 사실을 알 수 있다.
1972년 10월 12일 판문점 자유의집에서 열린 제1차 남북조절위원회 공동위원장 회의 문서를 보면 박성철은 “우리 당의 총비서이신 김일성 동지께서는 공산주의자들이 남조선에 가서 사람들을 다 죽여라 그런 지령을 내린 일은 없다. 만약 있으면 종합적으로 정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후락은 “6·25 전쟁을 남한이 일으켰다는 식의 이야기를 해 나간다면 남북대화는 전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