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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감싸는 음바페? AI가 만든 ‘가짜’ 영상…1100만명 속았다

입력 | 2023-07-06 14:42:00

지난달 15일 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킬리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맹·PSG) 인터뷰 영상.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음성을 조작한 영상이다. 유튜브 캡처


프랑스 유명 축구선수 킬리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맹·PSG)가 이강인(마요르카)의 PSG 이적을 지지하는 인터뷰 영상이 인공지능(AI) 음성을 입힌 가짜 영상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15일 구독자 2만여 명의 해외 토픽 유튜브 채널에는 ‘이강인 영입 마케팅이죠? 일본 기자 질문에 음바페 반응’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기자회견에서 답하는 음바페의 모습과 하단의 자막으로 이뤄졌다. ‘일본 기자’라는 자막이 나올 때 등장하는 영어 음성은 “이강인이라는 한국 선수가 PSG로 온다고 들었다. 당신은 이것이 단순한 마케팅을 위한 영입이라고 생각하는가? 다른 일본 선수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묻는다.

이어 음바페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프랑스어로 답하는 모습이 담겼다. 하단에는 ‘재능을 가졌기에 여기로 올 수 있는 것이다. 질문의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이곳에 온다는 것은 준비가 됐다는 것이고, 팀원으로서 우리는 그를 신뢰해야 한다. 그가 어떠한 선수인지 이미 충분히 알고 있고, 우리는 좋은 호흡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당신 나라의 선수들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는 자막이 달렸다.

이 영상은 3주 만에 조회수 1100만 회를 넘기는 등 화제가 됐다. 국내 누리꾼들은 “오늘부터 음바페가 우리 형이다” “통쾌하다” “사이다 발언”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 인터뷰 영상은 AI로 조작된 것이다. 음바페의 2021년 유로2020 기자회견에 일본 기자 음성을 만들어 넣은 영상이다.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해 주는 ‘음성합성기술(TTS·Text To Speech)’이 사용됐다.

실제 원본 질문을 보면 한 기자가 프랑스어로 “또 다른 거대한 뉴스는 PSG와 재계약이다. 유로 이후 결정을 내릴 것인가”라고 묻는다. 이에 음바페는 “난 지금 당장 재계약에 관심이 없다. 난 다른 선수들과 팀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프랑스 팀에 대해서만 얘기하겠다”고 답한다. 이강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음바페의 소속팀 재계약 여부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었는데 엉뚱한 자막을 단 것이다.

이 영상을 본 한국 축구대표팀 출신 이천수도 처음엔 가짜 영상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음)바페, 난 널 좋아했어”라고 말한다. 이후 AI로 조작된 영상임을 알려주자 “많이 속을 수도 있겠다. 이런 건 하지 말아라. 안 좋은 거다. 괜히 서로 적이 생긴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런 게 ‘이적을 한다, 안 한다’ 루머를 더 만드는 계기가 된다”며 “선수들이 이걸 보면 훨씬 더 힘들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