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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값 9%↑-참외 19%↑… 먹거리 물가 다시 고공행진

입력 | 2023-07-07 03:00:00

지난달 아이스크림 값 오름폭 커져
고추장 16%-즉석식품 6.7% 뛰어
일부 업체는 제품 중량 줄이기 꼼수
정부 압박에 시작된 라면값 인하… CJ푸드빌 등 빵값 인하로 확산




대표적인 여름철 음식인 아이스크림 가격이 지난달에도 1년 전보다 9%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라면 등 서민들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품들에 대해 정부가 가격 인하를 요청하면서 일부 식품 기업이 가격을 낮추고 있지만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아이스크림 물가는 1년 전보다 9.4% 올랐다. 아이스크림 물가 상승률은 올 3월 13.7%를 보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14.3%)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이후 두 달 연속 상승세가 꺾였지만 지난달 오름 폭이 다시 커졌다.

올해 초 빙과 업체들이 가격을 올린 여파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통계청은 보고 있다. 롯데웰푸드와 빙그레 등 빙과 업체들은 올해 2월 제품 가격을 잇달아 인상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가공식품은 출고가가 인상돼도 기존 재고가 먼저 소진되는 데 시간이 걸려 통상 3, 4개월 뒤 물가 영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고추장(16.0%), 즉석식품(6.7%), 간장(3.1%) 등도 6월 상승 폭이 5월보다 확대됐다. 참외(19.3%), 귤(16.7%)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일부 과일 역시 오름세가 커졌다. 지난달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0.8% 하락해 안정세를 보였지만 여름철 폭염 또는 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기상 악화에 대비해 비축, 계약재배를 확대하고 수입 조치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이 거세지면서 라면으로 시작된 가격 인하 흐름이 다른 제품들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CJ푸드빌은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에서 판매 중인 단팥빵, 크림빵 등 15종 제품의 평균 가격을 5.2% 인하한다고 이날 밝혔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원·부재료 가격 상승으로 부담이 크지만 물가 안정에 동참하고자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제품 무게를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으로 대응에 나섰다. 해태제과는 편의점에 입고되는 고향만두 2종의 중량을 최대 16% 줄이기로 했다. 고향만두는 기존 415g에서 378g으로 8.9%, 고향김치만두는 450g에서 378g으로 16% 줄어든다. 해태제과는 올해 초에도 해당 제품들의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정부는 인위적인 물가 개입은 최소화하면서도 가격 담합 등 불공정행위는 방지하겠단 입장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시장경제 체제에서 정부가 특정 품목의 가격을 반드시 내리라고 지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라면서도 “독과점과 관련돼 있거나 담합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늘 예의주시하면서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