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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中, 美맞서 핵심 광물 수출 통제… 공급망 정비 급하다

입력 | 2023-07-07 00:12:00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오른쪽)이 6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중국 측 관계자의 영접을 받고 있다. 옐런 장관은 9일까지 나흘간 리창 총리, 허리펑 부총리, 류쿤 재정부장 등을 만나 중국의 광물 수출 통제, 미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규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AP 뉴시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어제 중국을 방문해 3박 4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옐런 장관은 리창 국무원 총리와 류쿤 재정부장을 비롯한 중국 경제 분야 핵심 인사들과 만나 양국 현안을 논의한다. 미국의 ‘디리스킹(derisking)’ 정책에 따른 대중 첨단기술, 투자 규제와 고율 관세 등이 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옐런 장관의 방중은 양국이 기술수출 규제와 맞대응 조치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갈등이 고조되는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 수출을 금지하고, 중국 기술기업들을 수출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등 대중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중국은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 제재에 이어 전 세계 생산량의 60∼80%를 쥐고 있는 핵심금속 갈륨, 게르마늄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든 상태다. 한국은 갈륨 수입의 40%, 게르마늄 수입의 10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중 간 기술 패권경쟁의 틀에서 이뤄지는 양국의 맞받아치기식 수출 통제 조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전직 고위 관료는 이번 광물 통제 조치가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 미국 또한 인공지능(AI)용 반도체의 대중 수출 제한과 함께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중국 업체들에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한을 검토 중이다.

미국의 대중 견제와 중국의 보복 조치가 이어질 경우 한국이 받게 될 영향도 커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희토류와 핵심광물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의 ‘자원 무기화’는 이 분야의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치명적일 수 있다. 한국은 전기차 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망간과 코발트를 97%, 흑연과 리튬 등도 80% 이상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커지는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해외 국가들은 이미 치열한 자원 확보전에 뛰어든 상태다. 한국도 수입처 다변화를 통해 대중 의존도를 낮추는 일이 시급하다. 핵심광물 수급의 지속적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비축량을 확대하면서 아세안 및 호주, 남미 등과의 자원 협력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자원 부국들과 맺은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제2의 요소수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면 민관이 함께 공급망 안전판 확보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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