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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웨스트윙 코카인’에 발칵… 마약전력 바이든 차남에 의혹 시선

입력 | 2023-07-07 03:00:00

2일 대통령집무실 근처서 발견
폭스뉴스 등 “헌터 바이든 의심”
헌터, 당일엔 백악관에 없어
백악관 “경호국이 철저히 조사”



헌터 바이든, 2018년 마약 취해 과속운전 추정 사진 미국 뉴욕포스트가 2018년 6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가 담배 모양의 ‘크랙 코카인’을 피우는 모습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던 사진. 코카인과 베이킹소다를 섞은 이 마약은 부작용이 일반 마약보다 큰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 출처 뉴욕포스트 


미국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백악관 웨스트윙에서 코카인이 발견되자 마약 중독 이력이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사진)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 쟁점으로 번질 조짐도 보인다.

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일요일인 2일 오후 대통령 집무실 및 참모진 사무실이 있는 백악관 웨스트윙에서 정체불명의 백색 가루가 발견돼 보안 경보가 발령되고 직원들이 긴급 대피했다. 백색 가루는 백악관에 견학 온 사람들이 카메라와 모바일 기기 등을 두는 웨스트윙 입구 수납 공간에 놓여 있었다. 소방당국 분석 결과 이 가루는 코카인으로 확인됐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코카인이 발견된 곳은 방문객과 관광객 왕래가 잦은 곳”이라며 “비밀경호국 조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모든 조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안을 보고받았다”면서 “대통령은 이 사안을 끝까지 파헤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웨스트윙에 감시 카메라 몇 대가 있지만 누가 코카인을 반입했는지 확인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에 정통한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아 (코카인) 반입자를 찾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헌터는 2일 백악관에 없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 내외와 함께 주말을 보내기 위해 지난달 30일 대통령 전용 별장 캠프 데이비드로 이동했다. 이 장면은 백악관 기자단이 목격했다.

하지만 폭스뉴스 같은 미 보수 언론과 보수 성향 소셜미디어 사용자를 중심으로 이 코카인이 헌터와 관계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폭스뉴스 출연자는 트위터에 “만약 백악관에서 코카인이 발견됐다면 헌터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헌터 바이든, 2018년 마약 취해 과속운전 추정 사진 뉴욕포스트는 두 달 후 시속 172마일(약 277km)로 질주하는 모습이 담긴 헌터의 자동차 계기판 사진 또한 보도했다. 당시 마약에 취해 과속 운전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 출처 뉴욕포스트



코카인 양성반응으로 해군 예비역에서 퇴출된 전력이 있는 헌터는 2021년 펴낸 자서전에서 코카인의 일종인 크랙 코카인을 15분마다 흡입한 적이 있을 정도로 마약 중독에 빠졌던 과거를 고백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일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웨스트윙에서 발견된 코카인이 헌터와 조 바이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사용한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느냐”면서 “아마 그들(바이든 행정부)은 답을 알고 있지만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공화당 소속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나와 아내는 플로리다 주지사 저택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노는 6세, 5세, 3세 자녀가 있다”며 “주지사 저택에서 그런 물건(마약류)은 발견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