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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준 대법관 후보, 로펌에 의견서 써주고 18억 받아

입력 | 2023-07-07 03:00:00

5년간 김앤장만 30건에 9억원
野 “과도한 보수, 청렴성 의심”
權측 “보수, 일반적 범위 안벗어나”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사진)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대형 로펌 김앤장에 법률의견서를 써 주고 5년간 9억 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실이 대법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권 후보자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김앤장에 30건의 법률의견서를 써 주고 총 9억4651만 원을 받았다. 의견서 1건당 3000만 원이 넘는 수임료를 받은 것. 법률의견서는 재판 당사자가 사건과 관련해 학자 등 전문가의 의견을 담아 재판부에 참고용으로 내는 자료다.

자료에 따르면 권 후보자는 이 기간 로펌 7곳에 의견서 63건을 냈고 그 대가로 총 18억1561만 원을 받았다. 전체의 절반 이상을 김앤장에서만 받은 것. 로펌 태평양이 김앤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임료(3억6260만 원)를 권 후보자에게 지급했다. 이어 세종(2억4000만 원), 피터앤킴(1억3500만 원), 율촌(8150만 원), 한결(3000만 원), 바른(2000만 원) 등의 순이었다.

권 후보자가 김앤장에서 받은 수익은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번 근로소득보다 많았다.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권 후보자는 2018∼2021년 서울대에서 매년 약 1억1000만∼1억2000만 원을 받았다. 같은 기간 김앤장에선 한 해 평균 1억8930만 원을 받았다.

박 의원은 “재판의 공정성을 담보해야 하는 대법관 후보자가 대형 로펌에 의견서를 써준 대가로 수억 원에 달하는 과도한 보수를 받은 것”이라며 “대법관으로서 도덕성, 청렴성은 물론 공정성까지 의심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후보자 측은 “후보자가 받은 보수는 일반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며 “소신에 반하는 경우에는 요청을 단호하게 거절해왔다”고 밝혔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