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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선 “괴담 반대” 제주선 “방류 반대”… 어민들 잇따라 ‘日오염수’ 해상 시위

입력 | 2023-07-07 03:00:00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
부산 어민 “野 등이 불안감 조성”
제주 어민 “日, 수산업에 테러”




“원전 오염수 불안감 조성, 우리 수산업 위협한다.”

6일 오전 7시경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

두 달 동안의 휴어기를 마치고 뱃고동을 울리며 출항하는 대형선망수협 소속 고등어잡이 어선 약 60척에는 ‘바다를 정치 도구화 하지 마라’ ‘소고기, 참외, 이제는 생선인가’ 등의 문구를 담은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우리 수산물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등 수산물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내용도 있었다. 부산 다대항과 남항에서 바다로 향하는 약 40척에도 ‘오염수 괴담, 우리 어민 다 죽는다’ 등의 문구가 붙었다. 일부 시민은 출항하는 어선들을 보며 손을 흔들거나 응원 하기도 했다.

대형선망수협이 이날 ‘플래카드 어선 퍼레이드’를 진행한 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과도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자칫 국내 연안에서 잡히는 고등어 판매량이 감소하는 대신에 노르웨이산 등 수입 고등어의 소비량이 늘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공동어시장에선 전국 고등어 물량의 80%가량이 유통된다.

6일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을 출항한 고등어잡이 어선이 “바다를 정치 도구화 하지 마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걸고 있다. 고등어잡이 어선들은 야권 등을 향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위험성과 관련한 괴담 유포를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부산=뉴시스

박극제 부산공동어시장 대표는 “야당 등이 국민들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며 “오염수 방류 전임에도 수산물 소비가 급감하면서 부산 자갈치시장이 문을 닫을 처지”라고 했다. 김왕영 대형선망수협 지도팀장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우리 해역은 12년 동안 방사능과 관련해 아무 이상이 없었다”며 “철저한 방사능 검사를 거친 수산물은 먹어도 좋다고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어민들의 집단행동도 벌어졌다.

같은 날 제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정주항에서 함덕 어촌계와 선주 회원, 해녀 회원 등으로 구성된 ‘내가 이순신이다 제주본부’ 관계자들이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해상 시위를 하고 있다. 제주=뉴시스

이날 제주 제주시 조천읍 함덕 어촌계와 선주회, 해녀회, 제주도 연합청년회 등으로 구성된 ‘내가 이순신이다 제주본부’는 함덕리 정주항에서 선박 12척을 동원해 해상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오염수가 방류되면 사면이 바다인 제주에선 모든 생명이 위험해진다”며 “해녀들의 목숨과도 직결되는 문제로 수산업, 관광산업은 물론이고 제주도민 모두가 제주를 떠나야 할 수도 있는 끔찍한 테러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어민들은 해상에서 방사능 경고 표시가 그려진 일본 욱일기를 수중에 빠뜨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순신 장군의 ‘학익진’처럼 선박 12척을 펼쳐 보이기도 했다. 제주의 한 어민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막아내기 위해 앞으로 정부를 더 압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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