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상공에서 미 공군 무인기의 비행을 방해하는 러시아 항공우주군 SU-35. 미 공군 제공
러시아 전투기가 시리아에서 정찰 작전을 진행하는 미 공군 소속 무인기(UAV)를 미사일 기만용 플레어(Flare)를 사용해 방해하는 일이 발생했다.
미 공군은 6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에 시리아 상공에서 전날 오전 10시 40분경 러시아 항공우주군 소속 SU-35 전투기 3대가 편대를 이뤄 정찰·공격 임무를 진행하던 미군 MQ-9에 접근해 비행을 방해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는 러시아군 전투기가 열추적미사일을 교란하는 플레어를 발사해 미군 무인기가 회피 기동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미 공군은 “이번 사건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공군의 비전문적이고 안전하지 않은 행동을 보여준다”며 “러시아 공군의 이 같은 행동이 미군뿐 아니라 러시아군의 안전도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미 공군 MQ-9의 비행을 방해하기 위해 플레어를 뿌린 러시아 항공우주군. 미 공군 제공
현재 미국은 시리아에 900여 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 이들은 IS(이슬람국가) 잔존 무장세력과 싸우고 있다. 다만 미 공군은 이번 작전이 어디서 수행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 공군은 “시리아 주둔 러시아군이 무모한 행동을 중단하고 전문 공군에게 요구되는 행동 기준을 준수하며 IS 격퇴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미군의 항공 작전을 방해한 경우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러시아군 SU-27 전투기 2대는 흑해 상공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미 공군 MQ-9 무인기에 대해 차단 비행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전투기 1대가 미군 무인기와 충돌하면서 무인기가 추락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3월 미 공군 무인기에 충돌하는 러시아 항공우주군 소속 SU-27 전투기. 미 공군 제공
미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물리적으로 충돌해 추락 사고가 발생한 경우는 소련이 붕괴한 이후 그 당시가 처음이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