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수사의뢰 867건, 경찰수사 780건 진행 출생통보제 1년 후 도입…보호출산제 논의 중
병원에서 태어난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이른바 ‘유령 영아’ 2100여 명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가 이번 주 발표된다.
전수조사와 함께 진행된 경찰 수사에서 최소 27명이 사망하고 780여 건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는 만큼 추가 피해 사례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9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복지부는 오는 12일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지난 7일 오후 6시까지 지자체로부터 전수조사 결과를 보고받아 취합 중이다. 조사 사례 중 사망 및 불법입양, 유기 등 아동학대 사례가 몇 건인지 구체적인 수치가 나올 전망이다.
이번 전수조사는 경기 수원시에서 영아 2명을 살해해 냉장고에 보관한 30대 친모 A씨 사건이 드러나면서 촉발됐다.
감사원은 출생 직후 접종하는 B형 간염 바이러스(HBV) 1차 예방접종 시 등록된 임시 신생아번호를 활용해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출산기록, 즉 아동학대로 의심할 만한 사례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간 2236건 있다는 점을 찾아냈다. 전수조사에서 제외된 113명은 이후 출생신고가 이뤄졌거나 사망하는 등 소재가 확인된 사례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2시 기준 지자체가 출생 미신고 영아와 관련해 수사 의뢰 한 사례는 총 867건에 달한다. 경찰은 이 중 780여건을 수사 중이며 나머지 87건은 아동 소재가 확인되거나 혐의가 없어 사건이 종결됐다. 사망 아동은 총 27명으로, 향후 수사결과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그간 논의가 미진했던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 도입에도 불을 붙였다.
복지부는 보호출산제 특별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미혼모 등 위기 임산부에 대해서도 주거, 소득 등 생활 지원뿐만 아니라 심리지원 방안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전수조사 후 각 지자체가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는 과정에서 절반 이상이 베이비박스에 유기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베이비박스에 대한 수사 및 처벌, 영아를 베이비박스 등에 유기한 친모 처벌에 초점을 맞춘 기존 법령과 제도에 대한 여론도 가열되는 양상이다.
경찰은 베이비박스에 유기할 당시 설치기관과 상담한 점이 확인되면 입건하지 않고, 상담 없이 아이를 두고 갔을 경우 입건한다는 원칙을 세운 상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이를 키울 수 없는 환경에서 살리기 위한 선택을 한 만큼 선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복지부는 일단 경찰 수사로 넘어간 부분에 대해서는 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대신 오는 12일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 영아 살해나 유기 등의 원인에 대해 1차 분석 결과도 함께 내놓을지 검토 중이다. 2015년 전 태어난 영아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질 지 여부도 관심사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