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감산 효과 뒷받침할 변수 ① HBM3 등 고부가가치 D램 양산 ② 파운드리 시장에 ‘2나노’ 승부수 ③ 폴드-플립5 서울서 언팩 행사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3분기(7∼9월)에 반등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탓에 고부가가치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의 흥행 등이 확실히 뒷받침돼야 가능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9일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1∼6월)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2%, 95.6% 감소했다. 반도체 사업에서만 8조 원가량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은 계속됐고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재개방) 효과는 미미했던 탓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동참한 메모리 감산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3분기에 실적 개선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가격 낙폭이 완화됐다”며 “4분기부터 메모리 가격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D램을 수직으로 쌓은 고성능 반도체 HBM이 성장의 중요한 열쇠다. 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HBM시장은 지난해 23억8900만 달러(약 3조1112억 원), 올해 35억5800만 달러, 내년 43억5900만 달러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 고객은 엔비디아, AMD, 구글 등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이다.
HBM은 가격이 기존 D램 대비 3배 이상인 고부가 제품이기 때문에 용량 기준으론 전체 D램의 1% 수준이지만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에서 올해 11%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HBM의 4세대에 해당하는 HBM3는 8단 적층을 양산 중인 SK하이닉스(12단 개발 완료)가 주도 중이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중 HBM3 양산을 시작하면 SK하이닉스와 함께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삼성전자가 ‘2nm(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승부수’를 던진 파운드리 시장도 중요 변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파운드리 포럼을 열고 2025년 모바일용 2nm 반도체를 시작으로 2026년 고성능컴퓨팅(HPC)용, 2027년 자동차용 2nm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