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장의 꽃-나비 파티션 등 백화점 등서 판매, 상품화 호평
김영이 국가무형문화재 자수장 전승교육사와 리빙브랜드 메누하의 박보람 대표가 협업해 만든 파티션(위쪽 사진)과 김동규 국가무형문화재 소목장 이수자와 류종대 가구 디자이너가 협업해 제작한 ‘호롱불’. 국립무형유산원 제공
형형색색 화려하게 수놓인 꽃들 사이로 날아드는 나비들….
김영이 국가무형문화재 자수장 전승교육사가 수개월에 걸쳐 한 땀 한 땀 수놓은 자수 작품이 일상가구 파티션으로 탄생했다. 리빙브랜드 메누하와 협업해 만든 이 가구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이 마련한 팝업스토어 ‘반짝 매장’에서 판매됐다. 이 매장에선 김 교육사의 작품을 비롯해 국가무형문화재 장인들의 전통 공예품 100여 점을 선보였다.
국가무형문화재 장인의 작품이 일상용품으로 우리 곁에 다가서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판로를 넓혀 박물관이나 전시장에서 볼 수 있었던 장인의 작품을 ‘살아 있는 유산’으로 되살리려는 시도다.
상품화에 소극적이던 장인들이 판매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이유는 뭘까. 팝업스토어 ‘반짝 매장’에 전통 보자기를 감싼 ‘조명 스탠드’를 선보인 구혜자 국가무형문화재 침선장 보유자(81)는 “전통 무형유산을 지키고 잇게 될 후배들을 위해 상품화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샤넬, 루이뷔통 제품은 많은 돈을 주고서라도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한국 전통 공예품에 대해선 관심이 부족하다”며 “장인들이 나서서 전통 공예품을 명품화해야 전통 공예가 일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만든 것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면서 전통 공예품이 각광받고 있다”며 “장인이 손수 제작한 전통 공예품의 판로를 다각화하는 것은 전통을 향유하는 이들을 늘려 전통을 이어가고 향유하는 데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