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째 5000만원… 中보다 낮아 새마을금고 사태에 ‘현실화’ 목소리… 상향땐 소비자 부담 늘어날수도 정부 “뱅크런 진정… 오늘이 관건” 野, 새마을금고 감독 주체 변경 추진
6일 서울 종로구의 새마을금고 지점에 예금자 불안을 달래기 위해 ‘맡기신 예적금, 안전하게 보호하겠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새마을금고 일부 지점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조짐을 계기로 예금자 불안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예금자보호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년째 5000만 원에 머물러 중국(약 9036만 원)보다 낮은 한도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칫 뱅크런 확산 시 금융권의 피해를 키울 수 있는 데다 예금보험료율이 올라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 대책이 발표된 후 새마을금고의 예금 인출이 둔화세로 접어든 가운데 정부는 “새마을금고가 주말 후 영업을 시작하는 10일 상황이 관건”이라며 긴장의 고삐를 죄고 있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 등은 지난해 8월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시중은행 등의 예금자보호 한도를 기존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한도가 높아질 경우 인상될 수 있는 예금보험료율 등을 감안해 다음 달 최종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TF 논의 대상에 새마을금고의 보호 한도는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도 “시중은행의 보호 한도를 올리면 소비자들의 예·적금 이동을 가져올 수 있어 새마을금고 한도도 함께 올려야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도를 1억 원으로 높일 경우 실제 은행 파산 시 금융권 전반에 미치는 피해 규모가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도 상향에 따라 예금보험료율이 올라가면 대출금리는 높아지고, 예·적금 금리는 낮아지는 등 소비자 부담이 늘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금융사의 부보 예금(예금보험제도 적용을 받는 예금)이 98.1%에 달해 한도를 높여도 실제 수혜를 받는 소비자가 적은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