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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는 개성으로 SNS 맹활약… 출판계 ‘MZ세대 마케터’ 상한가

입력 | 2023-07-11 03:00:00

솔직한 신간 안내-경험담 등 인기
편집자에 비해 지망생 적어 ‘희소’



유튜브 채널 ‘민음사TV’에 출연한 이유진(왼쪽), 조아란 마케터. 민음사 제공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마케터의 역량에 따라 책 판매량이 달라지고 있다.”

한 출판사 대표는 최근 출판계 상황을 이렇게 말했다. 책의 내용이나 만듦새만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 방식이 중요해져 젊은 마케터의 역할이 커졌다는 것이다. 다른 출판사 대표는 “출판사 근무 경력은 짧아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지닌 젊은 마케터를 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했다.

최근 출판계에서 MZ세대 마케터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마케터는 오프라인 서점에 가서 책을 소개하거나 행사를 기획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참신함을 무기로 온라인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MZ세대 마케터의 강점은 특히 SNS에서 발휘된다. 출판사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계정을 운영하며 신간 소개를 하는 건 기본이다. 자신이 책을 마케팅한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거나 회사와 관련된 일상을 소개하는 콘텐츠가 인기를 끈다. 구독자 14만 명인 민음사의 유튜브 채널 ‘민음사TV’에선 마케터들이 즐겨 먹는 도시락이나 비타민 등 직장 생활에 필요한 물건과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소개한다. 조회 수가 38만 회에 이르는 영상도 있다.

홍보 수단을 바꾸는 데도 거리낌이 없다. 문학동네 임프린트 출판사 이야기장수는 메타의 새로운 SNS 스레드가 출시된 다음 날인 6일 바로 스레드 계정을 만들었다. 김수인 문학동네 마케터(25)는 “인스타그램보다 스레드가 마케팅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출판계에선 편집자에 비해 마케터 지망생이 적어 양질의 마케터 양성에 어려움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운영하는 출판인 예비학교인 서울북인스티튜트(SBI)에서 24명을 선발하는 편집자 과정에 올해 170명이 지원했다. 반면 24명을 뽑는 마케터 과정엔 60명만 지원했다. 경쟁률이 편집자 7 대 1, 마케터 2.5 대 1로 상당히 차이가 난다. 이광호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은 “다른 콘텐츠 분야에서 활동하는 유능한 마케터를 스카우트하거나 신입 마케터를 키우는 것이 출판사의 성공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