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도덕적 해이] 감사원-국회 “위법” 지적했지만 선관위원 포함 6억5000만원 지급 선관위, 올들어 규칙 바꿔 지급안해
권순일 노정희 노태악 등 전·현직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매달 290만 원씩 선거관리위원회법(선관위법)을 위반한 월정액 수당을 받았던 사실이 10일 감사원에 적발됐다. 선관위는 2019년부터 감사원과 국회로부터 월정액 수당의 위법성을 지적받았지만 관련 법 개정 노력 없이 수당을 계속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이 이날 공개한 ‘중앙선관위 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선관위는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선관위 비상임위원인 선관위원장과 선관위원 등 총 8명에게 공명선거추진활동수당을 지급했다. 선관위원장에게 290만 원, 선관위원에게 215만 원을 지급했다. 선관위법에 따르면 명예직인 비상임위원은 위원회에 출석하거나 선거 사무를 했을 때 일비 10만 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선관위는 자체 수당규칙을 만들어 이들에게 매월 200만 원이 넘는 월정액 수당을 지급해왔다.
이번 감사 결과 선관위가 2019년 7월 감사원의 지적을 받고도 수당을 계속 지급한 사실도 밝혀졌다. 감사원은 당시 “선관위법이 규정한 실비 보상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수당을 지급하지 않도록 관련 규칙을 개정하라”고 선관위에 통보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해당 규칙을 선관위법에 맞게 개정하거나 수당 지급 근거를 마련하지 않았다. 감사원의 2019년 7월 지적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선관위가 지급한 위법 수당은 총 6억5000만 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선관위법을 개정해 지급 근거를 명확히 하려 했으나 법 개정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올해 1월부터는 규칙을 개정해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