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 이전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시청 주차장과 놀이마루 부지 제안 교통 편리하고 주차공간 넓어… 시민-직원들 불편 해소 가능 “공청회 열어 의견 수렴 후 추진”
10일 오전 8시 50분 부산시교육청 지상 주차장에 차를 댈 공간을 찾기 어렵다. 주차장이 부족하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등이 제기돼 청사를 이전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10일 오전 8시 반경 부산시교육청 지상 주차장. 업무 시작 전이지만 차를 댈 공간을 찾을 수 없었다. 청사 뒤편의 철골 구조로 지어진 3층짜리 주차장도 마찬가지. 직원 550명이 상주하는 청사에 확보된 주차면 수가 311면에 불과하다. 만성적인 주차난이 계속되는 이유다. 한 직원은 “학부모와 시민이 민원을 보러 이곳을 찾을 때마다 주차공간이 없어 쩔쩔매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은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도 쉽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부산도시철도 양정역에서 교육청까지의 거리는 약 1.2km. 도보로 이동하려면 왕복 10차로의 도로를 건너야 한다. 시내버스 5대가 다니는 가장 가까운 정류장도 청사에서 400m 떨어져 있다.
부산시교육청의 신축 이전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공교육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증가하는 만큼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교육청이 세워져야 한다는 것. 1987년 건립돼 36년이 지난 청사 곳곳이 노후화된 데다 사무실과 회의실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청 직원 1737명 중 77.2%(1340명)가 청사 이전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 891명 중 찬성 의견은 55.9%(498명)였다. 청사 이전 반대 의사를 밝힌 직원과 시민의 비율은 각각 12.6%, 24.8%에 불과했다. 청사 이전 부지를 선정할 때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점으로 대부분이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주차장이 충분한 곳”을 꼽았다. “폐교 부지를 활용해달라” “공공기관 근처로 옮겨달라” 등의 답변도 있었다.
용역 보고서에 신청사 후보지로 제시된 부산시청 뒤편 지상 주차장의 경우 유관기관인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부산경찰청 등과 협조체계를 강화할 수 있고, 부산도시철도와 200m 이내 거리인 까닭에 접근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또 서면 놀이마루는 시민 유동량이 많아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이들 두 곳은 시교육청이 지난해 9월 청사 이전을 발표한 뒤 꾸준히 언급됐던 곳이다. 시가 놀이마루를 부전도서관 등과 연계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시청 뒤편 부지도 놀이마루를 대체할 부지로 꼽혔다. 놀이마루는 시교육청이, 시청 뒤편 부지는 시가 각각 소유하고 있어 서로 교환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놀이마루의 전체 면적이 약 1만4300㎡인데 시청 부지는 이보다 약 3배 작다. 시청 부지 지하 10m 아래에 암반이 있어 넉넉하게 지하주차장을 건립할 수 없다는 문제점도 있다.
교육청은 아직 청사 입지에 대한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산시교육청 최윤홍 부교육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의회에 용역 보고서 결과를 설명하고, 공청회를 열어 시민과 교육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최종적으로 입지를 결정할 것”이라며 “옮기지 않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더 많을 경우 청사 이전이 추진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