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시기 맞물린 30대중반 급감 OECD국가는 韓과 달리 ‘∩자형’ 25~54세 여성 70%가 고용 유지
5세 아이를 키우는 장모 씨(33)는 3년 전 다니던 의류회사를 그만뒀다. 이전에는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면 ‘이모님’한테 맡겼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린이집이 문을 닫는 날이 많아지면서 일과 육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그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은 육아휴직은 꿈도 꿀 수 없다. 아이가 학교에 입학해 적응하면 다시 일하고 싶은데 ‘경단녀’(경력단절여성) 딱지가 붙어 받아 주는 곳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국 여성의 고용률이 35∼39세에 급감하는 ‘M’자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연령대에 고용률이 내려앉는 폭도 20여 년 전에 비해 더 커졌다. M자형이 더 뚜렷해지고 있는 셈이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고용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5∼29세(73.9%)였다. 반면 10대와 60대 이상을 제외하고는 35∼39세의 고용률이 60.5%로 가장 낮았다. 25∼29세보다 13.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노동시장 참여율이 가장 높아야 할 연령대의 여성 고용률이 뚜렷하게 낮은 건 한국의 두드러진 특징이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지난해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전체의 여성 고용률은 25∼54세가 70%대를 유지하며 ‘역U자(∩)’형을 보인다.
육아휴직자는 여전히 여성이 많았다. 2021년 기준으로 육아휴직자 비율은 여성 75.9%, 남성 24.1%였다. 10년 전보다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이 20.9%포인트 늘었지만, 여전히 남녀 격차가 크다.
초저출산 영향으로 한국의 인구는 올해 5200만 명에서 2070년 3800만 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