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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자동이체 고객, 분리납부 신청땐 KBS수신료는 안 빼가

입력 | 2023-07-12 03:00:00

수신료 분리징수안 오늘 공포
한전, TV수신료 계좌 별도 고지
‘관리비 포함’ 아파트는 추후 조치
KBS “개정안 공포 즉시 헌법소원”




전기요금과 TV 수신료를 30여 년 만에 따로 안내받고 나눠 낼 수 있게 됐지만 앞으로 약 3개월 동안은 현재와 같은 전기요금 고지서가 배부된다. 다만 분리 납부 방법이 적힌 안내문이 함께 발송된다. 자동이체로 전기요금이 빠져나가는데 TV 수신료를 따로 내고 싶다면 한국전력 고객센터에 분리 납부를 신청하면 된다.

정부는 11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TV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해 별도로 징수하도록 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전자결재로 개정안을 재가해 바뀐 시행령은 12일 공포, 시행된다. TV 수신료는 1994년부터 전기요금과 통합해 징수해 왔다.

하지만 실제 분리 징수를 하려면 KBS와 한전의 계약에 따라 양측이 합의해야 한다. KBS는 이날 개정안이 공포되는 즉시 헌법소원을 청구하겠다고 밝혀 최종 합의까진 험로가 예상된다. 분리 징수 시스템을 갖추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한전 관계자는 “완전 분리 징수까진 약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당분간은 TV 수신료와 전기요금을 따로 내고 싶은 고객을 위해 별도의 분리 납부 방법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분리 납부 방법 관련 내용을 Q&A로 정리했다.

―전기요금이 자동이체되도록 해놨는데 TV 수신료를 따로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한전 고객센터(123)에 전화해 신청하면 된다. 영업일 기준으로 전기요금 납기일 4일 전까지 신청해야 한다. 그러면 한전이 전기요금만 빼간다. TV 수신료를 낼 계좌는 한전이 별도로 알려줄 방침이다. 시스템 보완이 완료되는 다음 달 초 문자메시지로 일괄 발송한다. 은행 예금계좌나 신용카드로 자동이체하는 고객은 TV 수신료를 내는 2280만 가구의 57.2%다.”

―전기요금 청구서에 적힌 지정계좌로 직접 요금을 내왔다.

“청구서의 납부 전용계좌에 전기요금과 TV 수신료를 나눠 입금하면 된다. 만약 TV가 없어 TV 수신료를 안 내도 된다면 전기요금만 한전 계좌에 납부하면 된다. 따로 신청할 필요는 없다. TV 수신료 2500원을 안 내면 한전에서 자동으로 수신료를 미납한 것으로 처리한다. TV 한 대당 수신료는 2500원이다.”

―은행 지로로 요금을 납부해 왔는데….


“은행 지로와 가상계좌로는 TV 수신료와 전기요금을 따로 낼 수 없다. 시스템 구축이 된 이후에야 분리 납부할 수 있다. GS25 등 편의점에서 납부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신용카드로 분리 납부하려면 한전 고객센터 상담사와 통화해 신청하면 된다. 이달 말부터는 ‘한전:ON’ 앱을 통해서도 신용카드로 분리 납부가 가능해진다.”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에 전기요금과 TV 수신료가 합해져서 나온다.

“관리사무소가 TV 수신료를 별도로 수납하는 방안을 자체적으로 마련할 때까지 전기요금만 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관리사무소에서 주민들이 수신료를 따로 낼 수 있는 계좌를 만드는 등 관련 수납 방법을 빨리 정비하면 이달부터라도 분리 납부할 수 있다. 한전은 단지별 전담 인력을 배치해 안내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6월분 전기요금 고지서를 이미 받았다.

“납기일이 시행령 개정안 시행일인 12일 이후라면 분리 납부할 수 있다. 하지만 납기일이 15일인 자동이체의 경우 신청 기한인 이달 11일이 지나 신청 자체를 할 수 없다. 이때는 신용카드 등으로 납부 방법을 바꾸면 따로 낼 수 있다.”

―TV가 있는데 수신료를 안 내면 어떻게 되나.

“미납 수신료의 3%만큼 가산금이 붙는다. 2500원을 기준으로 하면 한 달에 70원이다. KBS는 방송통신위원회 승인을 얻어 국세 체납에 준해 강제 집행할 수 있다. 시행령이 바뀌었지만 방송법에 따라 TV를 갖고 있다면 수신료를 내야 할 의무는 여전히 남아 있다. 수신료가 미납돼도 한전은 단전 등 강제 조치엔 나서지 않는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