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낙지가 정말 싫다.”
“똥파리는 파리채로 X죽여야지.”
12일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당원 커뮤니티 ‘블루웨이브’에는 이같은 글이 줄이었다. ‘낙지’와 ‘똥파리’는 각각 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이낙연 전 대표와 그 지지자들을 낮잡아 부르는 말이다. 민주당은 전날 “부적절한 분쟁 등을 막기 위해 게시글과 댓글을 삭제하겠다”라고 공지했다. 그런데도 ‘개딸(개혁의딸)’과 이 전 총리의 지지자들이 서로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가면서 당원 커뮤니티가 출범 이틀 만에 계파 갈등의 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 10일 선보인 새 당원 커뮤니티 ‘블루웨이브’의 메인 화면.
민주당은 10일 “당원들이 다양한 관심사를 나누고 즐기고 소통할 수 있게 한 당원들의 ‘찐(眞) 커뮤니티’”라며 블루웨이브를 야심차게 선보였다. 일반적인 당원 게시판과 달리 정치 담론 뿐 아니라 반려동물, 재테크 정보 등 다양한 소식을 나누게끔 하겠다는 취지다. 애초 민주당은 당 홈페이지에 권리당원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 대표 지지층과 이 전 대표 지지층이 올리는 서로를 향한 비방글이 게시물의 주를 이뤘다. 민주당은 블루웨이브에 “이전 당원 게시판 시즌2가 되는 일이 없도록 단호히 대처하겠다”며 “기존 권리당원 게시판과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블루웨이브는 또다시 아무도 찾지 않는 커뮤니티가 될 것”이라며 비방을 멈출 것을 호소하는 공지글을 띄우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당원 커뮤니티 블루웨이브에 올라온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한 비방 게시글. 블루웨이브 캡처
하지만 강성 당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 전 대표와 그 지지층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이 전 대표의 지지층도 이에 맞서 “무능한 식물 당 대표는 사퇴하자” “국짐(국민의힘을 낮잡아 이르는 말) 지지율 방패 이재명”이라며 이 대표를 향한 비난 글과 댓글을 쏟아내면서 게시판은 아수라장이 됐다.
반면 김영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처음 신제품이 등장했으니까 와서 왁자지껄하겠다”라며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한계효용 법칙이 작용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상대를 비난하거나 비판하면 본인이나 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