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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키 작은 아이, 성장호르몬 치료한다고 무조건 크지 않아

입력 | 2023-07-13 03:00:00

임인석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명예원장



임인석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명예원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저신장(키가 작은 것)으로 병원을 찾은 환아가 2016년 2만9000명에서 2021년 4만3000명으로 5년 사이 약 50%나 증가했다. 저신장은 동일 연령과 성별 대비 100명 중 3명 이내로 키가 작은 경우다. 표준키보다 10cm 이상 작거나, 3세에서 10세 어린이가 1년에 4cm 미만으로 자라면 저신장을 의심하게 된다.

부모가 자녀들의 저신장과 관련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치료를 받으면 키가 클 것이라는 확신이다. 검사 결과 성장호르몬 결핍증 진단을 받으면 키 성장을 위해 호르몬 치료를 고려하는데, 성장호르몬 치료가 반드시 모든 아이의 키를 드라마틱하게 키워 주지 않는다. 정확한 진단과 처방으로 치료를 받으면 분명 효과는 있지만 치료로 무조건 키가 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곤란하다.

성장호르몬 치료의 경우 최소 3, 4년 장기간 치료해야 효과를 기대하지만 치료 기간, 치료 반응도는 개인차가 있어 일률적으로 단정하기 힘들다. 보통 6개월 정도 경과를 살피고 향후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특히 치료는 뼈 성장이 완전히 멈추기 전에만 가능해 그 전에 치료를 시작하며, 성장판이 열려 있을 때 효과가 좋아 치료 시기는 빠를수록 유리하다. 성장호르몬 결핍으로 병적 저신장이 확인되면 보험 적용도 받을 수 있다. 그 외 염색체 이상인 터너 증후군, 프레더윌리 증후군, 누난 증후군과 임신 기간에 비해 작게 태어난 부당 경량아, 만성신부전 역시 보험 혜택이 가능하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1985년부터 사용돼 왔다. 현재까지 비교적 안전한 치료법으로 평가받지만 주사 부위 두드러기, 발진이 생길 수 있다. 드물지만 내분비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갑상샘 기능 저하나 혈당 상승 등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정기적인 진료와 주기적인 검사로 적절하게 관리하면 부작용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부모들의 두 번째 오해는 자녀 키가 또래보다 작다고 무조건 성장호르몬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진실은 그렇지 않다. 키 성장의 후천적 요인 비중은 30%로 부모 키가 작으면 아이 키도 작을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30%의 후천적 요인을 발달시켜주면 키는 충분히 클 수 있다. 실제 부모 키는 작은데 자녀 키는 오히려 큰 사례가 주변에 적지 않다.

일상생활 속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방법이 있다. 성장에는 음식, 운동, 수면의 3가지 요소가 중요한데 칼슘, 단백질, 무기질 및 비타민 등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하루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권하고 있다. 수면은 양보다 질이 중요해 충분히 잘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아이가 밤늦게까지 스마트폰 게임을 한다면 깊은 잠을 방해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임인석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명예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