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덕연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들어오고 있다. 2023.5.11/뉴스1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몸통으로 꼽히는 라덕연 투자자문업체 H사 대표(42)의 시세조종 세력이 전국에서 70~80명 규모로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도성)는 13일 자본시장법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라 대표와 H사 대표 변모씨(40), 전직 프로골퍼 안모씨(33) 등 8명의 세 번째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범죄 사실 요지를 파워포인트(PPT) 자료로 설명하면서 라 대표의 시세조종 조직이 70~80명으로 운영됐다고 밝혔다. 시세조종 세력의 구체적 규모가 특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 대표와 변 대표가 담당한 영업팀은 투자자 및 투자금을 유치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고객관리팀은 투자자의 불만이나 질문사항을 처리하거나 휴대폰 개설 등을 맡았다. 정산팀은 수익금을 정산하고 매출·영업비를 관리했으며 법인관리팀은 법인 관련 업무를, 전략기획팀은 투자수익금 운용을, 주식매매팀은 라 대표의 시세조종 주문과 각 매매팀원들의 가교 역할을 맡았다.
특히 매매팀은 청라·성수·여의도·선릉·공덕·논현·대구·울산·광주 등 전국 단위로 운영됐다. 각 팀은 팀장과 부팀장, 팀원으로 구성됐다.
검찰은 “거의 범죄 단체에 준하는 조직 구성”이라고 말했다.
라 대표 일당은 2019년부터 올해 4월까지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고 투자자문회사를 운영하며 수천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뒤 8개 상장기업 주식을 통정매매 등의 방법으로 시세조종해 약 7305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 측에 사건 병합 과정에서 증거 목록을 다시 통합·정리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추후 증인 신문 절차 및 계획을 밝혔다.
라 대표 측 변호인은 “증인신문도 중요하지만 주식 거래가 시세조종에 해당하는지 객관적 분석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제시한 일부 사실관계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서울=뉴스1)